K리그, 亞 클럽축구 정상 탈환 시동...'서울, 광저우에 설욕?'

이석무 기자I 2015.02.23 13:20:54
중국 광저우 헝다를 상대로 2년 만에 설욕전에 나서는 FC서울.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아시아 클럽 정상을 향한 K리그의 도전이 다시 시작된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가 24일부터 막을 올린다. K리그를 대표하는 전북 현대, 수원 삼성, FC서울, 성남FC도 정규리그 개막에 앞서 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본격적으로 올시즌 첫 발을 내딛는다..

전북과 수원은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1, 2위 자격으로 본선 조별리그에 직행했다. 성남은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역시 본선에 합류했다. 여기에 K리그 클래식 3위팀 서울이 하노이 T&T(베트남)와의 플레이오프에서 7-0 대승을 거두고 막차티켓을 따냈다.

K리그를 대표하는 이들 네 팀은 각각 24일과 25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가장 눈길이 가는 팀은 서울이다. 서울은 광저우 헝다(중국), 웨스턴 시드니(호주), 가시마 앤틀러스(일본)과 함께 H조에 편성됐다.

광저우는 2013년 우승팀이고 웨스턴 시드니는 지난해 우승팀이다. 가시마도 일본 J리그를 대표하는 전통의 강호다. 이 대회에서 2013년 준우승, 지난해 4강에 올랐던 서울까지 포함해 ‘죽음의 조’라고 해도 손색없다.

서울은 오는 25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광저우 텐허 스타디움에서 광저우와 H조 1차전을 치른다. 서울은 광저우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다. 2013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광저우와 맞붙어 아쉽게 눈물을 흘렸다. 당시 홈 1차전 2-2, 원정 2차전 1-1로 두 경기 모두 비기고도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으로 광저우에게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서울로선 우승 트로피도 아쉽지만 거액의 상금과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 기회를 놓친 것이 더욱 뼈아팠다.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당시의 아픔을 되갚아주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광저우는 냉정하게 놓고 볼때 아시아 최강으로 손색없다.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이 막강한 자본을 쏟아부어 탈아시아급 클럽을 만들었다. 이탈리아 출신 명장 마르셀로 리피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는 중국 국가대표들을 싹쓸이한 것은 물론 엄청난 이적료를 들여 세계적인 선수를 영입하고 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히카르두 굴라트(25), 알란(25) 등 거물급 공격수 2명을 데려왔다. 굴라트는 브라질 대표팀 스트라이커고 알란은 브라질 20세 이하 대표팀 출신이다. 광저우가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들인 돈만도 4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최용수 감독도 광저우의 전력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못이길 상대도 아니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서울은 2013년 이 대회 결승전에서 일방적으로 패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광저우와의 경기는 단순히 클럽팀 경기가 아닌 국가대항전이라는 자세로 임한다는 각오다.

최용수 감독은 “올 시즌은 90분 안에 보여줄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게 기본적인 축구 철학이다. 3골 내줘도 5골 넣고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며 화끈한 공격축구를 예고했다.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K리그 클래식 챔피언 전북은 가시와 레이솔(일본), 산둥 루넝(중국), 빈둥(베트남)과 함께 E조에 속해있다. 상대적으로 쉬운 조에 편성됐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시와와 E조 첫 경기를 펼친다.

지난해 16강전에서 같은 K리그의 포항 스틸러스에게 덜미를 잡혔던 전북은 2011년 준우승의 아쉬움을 날려버리고 2006년 우승의 기쁨을 9년 만에 재현한다는 각오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1차 목표는 16강이다. 8강부터는 8~9월 정도에 열린다. 9월말까지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를 병행해야 한다. 얼마나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하고 리그에서 버티느냐가 관건이다”라며 “초반에 AFC 챔피언스리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16강을 1위로 올라가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K리그 준우승팀 수원도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우라와 레즈(일본)와 G조 1차전을 치른다. 우라와, 브리즈번 로어(호주), 베이징 궈안(중국)과 같은 조에서 경쟁하는 수원은 2010년 FA컵 정상 이후 5년째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서정원 감독이 “올해는 무조건 우승컵 하나는 따내겠다”고 노골적으로 말할 정도로 우승에 대한 갈증이 크다. 때문에 이번 AFC 챔피언스리그에 거는 기대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주목할 팀은 성남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선 9위로 간신히 2부리그 강등을 면한 성남은 FA컵에서 기적같은 우승을 일궈내며 극적으로 아시아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2010년 전신인 성남 일화 시절 아시아 클럽 축구를 정복한 경험이 있는 성남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다소 처지지만 자부심과 오기로 조별리그 통과를 노리고 있다.

성남이 조별리그에서 싸워야 할 경쟁 상대는 감바 오사카(일본), 귀저우 런허(중국),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이다. 24일 태국 부리람 스타디움에서 부리람과 F조 원정 1차전을 치른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직접 태국까지 날아가 선수단 격려에 나설 만큼 이번 첫 경기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학범슨’ 김학범 성남 감독은 “부리람 원정에서 승리한다면 조별리그 나머지 경기들도 상대적으로 쉽게 풀릴 것이라 믿는다”며 “올해 성남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것”이라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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