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의 PD "홍대 젊음의 열기, 30년 방송 감각을 지켜낸 원동력"

강민정 기자I 2015.02.12 17:01:52
송창의 제작본부장.(사진=TV조선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방송사 출입 30년, 홍대 출입 40년. 송창의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제작본부장은 자신을 이렇게 설명한다. 한 평생 PD로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다. ‘현업’에 몸 담을 때 살아있음을 느끼는 송창의 본부장의 열정은 ‘홍대’라는 공간에서 나온다. 꿈을 좇는 20대의 공간, 마이너 음악인 인디나 록이 주 무대가 되는 곳이 홍대다. 문화 트렌드가 가장 빠르게 바뀌고 흡수되면서도 전통적인 향이 배어 있는 중심이기 한다. 송창의 본부장은 방송사와 홍대의 교집합에서 늘 숨 쉬었다.

“난 10대 시절부터 팝 음악을 좋아했다. 70학번 서강대학교 들어가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했다. 지금도 음악을 좋아하고 특히 록을 즐겨 듣는다. 요즘 음악이 뭔지 늘 궁금해한다. 그런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곳이 홍대다. 40년째 전전하고 있는 곳이라 후배들은 날 ‘홍대맨’이라고 부르고 어떤 이들은 내가 홍대 야간학교를 다니는 게 아니냐고 묻는다. 홍대 젊음의 열기를 즐기면서 내 PD 생활도 감을 잃지 않았다.”

송창의 본부장의 PD 인생에 중심엔 음악과 함께 후배가 있다. 그의 몸에 흐른다는 ‘록 스피릿(Rock Spirit)’을 나누고 싶은 이도 후배다. 처음 입사한 MBC에서 23년, 케이블채널 tvN 개국공신으로 9년을 재직하면서 그의 자산은 자연스럽게 후배들이 됐다. 어느 방송사에 있었든지 후배들에게 시 1편과 노래가 담긴 파일을 보내는 것이 그의 아침 업무였다.

“30년 넘게 PD로 살다 보니 ‘어른’의 입장에서 이런 얘기도 하게 된다. 내가 아는 PD건 아니건 모든 후배는 다 똑 같다고. 난 선배가 기공사와 같다고 말한다. 바로 기(氣)를 불어넣는 사람이다. 어떻게 기를 듬뿍 공급해줄까를 고민하는 것이 어찌 보면 나의 진짜 일이다.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실제로 나는 후배들에게 늘 ‘선배를 똥으로 알아라’라고 말한다. 인격적으로 존경하는 것은 좋지만 크리에이티브의 세계에는 선배가 없다는 뜻이다.”

송창의 본부장은 후배에 대한 찬사도 스스럼이 내놓았다. “난 스타 PD가 아니다”라며 멋쩍은 듯 웃은 그는 크리에이티브 세계에 있어선 선-후배가 없음을 강조했다.

“신원호, 나영석, 김태호 PD는 나에게도 배움을 주는 후배들이다. 신원호 PD가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를 만들었을 때 ‘쟤는 정말 천재 같은 머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영석 PD가 ‘삼시세끼’나 ‘꽃보다’ 시리즈를 내놨을 땐 발상 자체에 감탄 한 적도 많다. 김태호 PD도 ‘무한도전’이라는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끊임없이 같은 멤버를 가지고 10여 년을 기획의 힘으로 시청자를 끌고 갈 수 있지 않나. 보통 친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송창의 본부장은 MBC ‘일밤’의 전신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만든 주역이다. ‘남자 셋 여자 셋’, ‘세친구’ 등을 연출, MBC에 ‘시트콤 명가’ 자존심을 세워준 1인자다. 지난 2005년 CJ E&M으로 이적한 후 tvN 개국을 준비하며 10~30대를 타깃으로 한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젊은 채널’로 거듭나는 데 주력했다. tvN과 함께 ‘비(非) 지상파 채널’로 경쟁한 종편인 TV조선에서는 어떠한 변화의 물꼬를 틀지 방송가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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