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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에이스 소형준 "팬들이 제 이름 외치는 것 아직 실감 안나요"

이석무 기자I 2022.04.27 22:02:48
KT위즈 소형준. 사진=뉴시스
[수원=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소형준!, 소형준!”

7회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순간 KT위즈 수원 홈팬들은 젊은 에이스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미 프로 3년차에 접어드는 소형준이지만 처음 느껴보는 경험이었다.

프로야구는 2020년 이후 코로나19 방역수칙으로 인해 육성응원이 금지됐다. 관중들은 좋아하는 선수들의 이름을 마음껏 외치지 못했다. 팬더믹 시대에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시작한 소형준은 팬들이 자신의 이름을 직접 외치는 것은 경험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날 호투와 승리가 그에게는 더욱 뜻깊었고 기억에 남는 결과였다.

소형준은 27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의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 7이닝을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KT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시즌 2승(1패)째를 따낸 동시에 2020년 6월 9일 수원 KIA전부터 이어진 KIA전 3연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소형준은 7회까지 87개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가 62개나 될 정도로 제구가 일품이었다. 최고 구속이 146km(투심)에 이를 정도로 구속도 나쁘지 않았다. 포심 패스트볼 대신 커터, 투심,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질을 던지면서 KIA 타자들의 타이밍을 끊었다.

3회초 2사 후 갑작스레 제구가 흔들리면서 밀어내기로 1실점한 것이 유일한 ‘옥에 티’였다. 그 외에는 최근 물오른 KIA 타선을 큰 위기 없이 완벽하게 막아냈다. 이강철 KT 감독도 “소형준이 초반 위기를 극복한 뒤 안정적인 피칭을 하면서 선발로 제 몫을 다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형준은 경기 후 상기된 표정이었다. 팬들이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것이 신기했던 모양이다. 그는 “관중들이 내 이름을 연호해주는 것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실감이 안났다”며 “코로나19 시대가 끝나가는 것 같아 너무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시즌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던 소형준은 올 시즌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지난 시즌 거의 2이닝 마다 1개 정도 볼넷을 내줬던 반면 올 시즌은 그 절반 이하로 빈도가 줄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 영향도 있지만 비시즌 훈련을 통해 밸런스를 되찾은 것이 큰 효과를 봤다.

소형준은 “작년에는 마음대로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고 느낌 자체가 안좋았다”며 “스트라이크존이 작다고 느껴질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올해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느낌이 좋다보니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게 됐다”면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다보니 상대 타자들도 더 빨리 배트를 내기 때문에 투구수도 줄어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해 도쿄올림픽 대표팀 엔트리에서 아깝게 탈락했던 소형준은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에 대한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소형준은 “아시안게임은 나이 제한도 있는 만큼 작년처럼만 던지지 않는다면 충분히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경기 중에는 최대한 머리 속을 비우고 내 공을 던지려고 하지만 쉴때는 아시안게임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심지어 아시안게임이 연기될 수도 있다는 기사를 직접 찾아봤다는 소형준은 “대회가 정상적으로 열린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 잘 준비해 좋은 투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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