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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윤계상→최지우, 비연예인 연인·가족 수난시대

김보영 기자I 2021.08.12 17:14:49

"비연예인이니 보호" 호소에도 쏟아지는 신상 관심
독자의 호기심, 알 권리가 인간의 자유 훼손할 수 없어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윤계상의 결혼 발표가 소속사 및 배우의 간절한 요청에도 비연예인 신부를 향한 신상털기로 번졌다. 연예인이 단지 대중의 관심으로 생존하는 직업이란 이유로 국민이 궁금한 모든 것들을 성역 없이 공개하고 감수해야 한다고 여기는 시각들로 인해, 연예계와 무관한 그의 연인, 가족들까지 과도한 신상 노출로 피해와 고통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또 다시 벌어진 셈이다.

앞서 저스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1일 공식입장을 통해 소속 배우인 윤계상의 결혼소식을 알렸다. 소속사는 “5살 연하의 사업가인 예비 신부를 지인의 소개를 만났고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했다”면서 예비신부가 비연예인인 만큼 신상정보 공개나 과도한 관심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윤계상 역시 팬카페를 통해 직접 입장문을 남기는 과정에서 “지난번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듯이 저는 긴 시간 동안 연예인이라는 특수한 직업으로 살아온 사람이지만 아내가 될 사람은 비연예인이기에 갑작스럽게 과도한 관심에 노출되는 것이 너무 부담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신상 보호를 부탁했다.

하지만 소속사와 배우 양쪽의 호소가 무색하게도, 결혼 발표 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신부의 직업과 얼굴, 실명에 대한 단정적인 게시물들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쏟아져나오는 상황이다.

연예인의 사생활을 향한 관심이 그의 연인 및 배우자, 가족들을 향한 신상 공개 열기로 확산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최지우는 한 유튜버에 의해 비연예인 남편의 신상 및 과거가 무분별하게 폭로돼 고역을 치렀다. 또 다른 배우는 과거 비연예인 연인과의 열애를 인정했다가 상대방의 신상 공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열애 발표 약 일주일 만에 결별을 맞기도 했다. 이들이 연예인 혹은 연예인의 연인, 가족이기 이전에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나갈 자유와 권리를 지닌 하나의 인격체로서 당연하게 받아야 할 존중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중의 알 권리가 인간의 존엄한 자유와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까지 정당화할 순 없다. 대중의 호기심이라는 명목으로 이를 조장하는 일각의 폭로 경쟁이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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