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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 이제훈 "58~60kg까지 감량, 스스로 몰아붙인 이유는"[인터뷰]①

김보영 기자I 2024.06.20 12:22:34

"신념 지닌 사람? 영화 향한 진심은 그대로인 듯"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이제훈이 이종필 감독과 ‘탈주’를 촬영하며 되새긴 영화를 향한 진심과 자유를 갈망하는 주인공의 처절한 의지를 메소드 연기처럼 몰입하고 표현한 과정을 털어놨다.

이제훈은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의 개봉을 앞두고 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 분)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 분)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다. 이제훈은 군생활 10년 후 전역을 앞둔 상황에서, 남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며 내일을 향해 질주를 택한 북한 병사 규남 역을 맡았다.

앞서 이종필 감독은 이제훈을 주인공 ‘규남’ 역에 캐스팅한 이유를 “멀리서 지켜본 이제훈 배우가 극 중 규남처럼 자신의 신념을 갖고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이란 생각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 바 있다.

이제훈은 자신을 그렇게 표현한 이종필 감독의 찬사에 대해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 주시니 부끄럽고, 이후 감독님 말씀처럼 ‘내가 진짜 신념을 갖고 사는 사람인가’ 되돌아봤다”고 겸연쩍어 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영화를 사랑해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는데, 여전히 부족하지만 현재까지 영화에 대한 진심에 대해서만큼은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캐스팅 제안을 들었을 때 기뻤다”고 회상했다.

이제훈은 “배우 꿈을 꾸고 영화를 공부할 때부터 이종필 감독님 이야길 많이 들었다. 초창기 독립영화 때부터 많이 주목받으셨고 나오는 작품마다 독창적이고 기발한 스토리텔링으로 독립영화신의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신 분.이다 그래서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순간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됐다”며 “배우로서 감독님의 네 번째 작품을 함께 해 신이 났다. 이 작품을 읽고 감독님과 만났을 때 목표하는 지점이 같았던 거 같다. 빠른 속도로 메시지나 이미지가 관객들에게 직선적으로 딱 강렬히 꽂힐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는 비전, 서로 이야기 나누니 그런 것들이 공통 분모로 작용했다”고 이종필 감독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촬영 과정에서도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의 초심을 갖고 규남이 처한 상황과 진심에 매달렸다고 털어놨다. 이제훈은 “매 상황 긴장되고 쫓기는 기분이었다. 어떤 장애물을 넘어 다음 다음을 향해 가는데 심적 고통과 육체적 괴로운 순간이 많았다. 하지만 그걸 스스로 느끼며 연기를 해야 스크린을 통해 그 감정들이 관객들에게 전달될 거란 믿음이 있었다”며 “그래서 더 저를 많이 몰아붙인 것 같다. 감독님은 그런 절 너무 안쓰럽게 봐주셨다. 하지만 더더욱 자신을 힘겹게 몰아붙임으로써 감독님을 만족시켜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규남이란 캐릭터에 대해선 “왜 이 친구는 탈주하려는 목표를 갖게 된 것일까, 이 이야기 이전의 전사들도 많이 생각했다. 10년 가까이 군 생활을 했지만 제대 이후의 삶도 정해져있는 상황인데 그게 맞는 것일까 생각을 쭉 해왔을 거다”라며 “오랜 기간 탈주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쌓여 실행에 옮길 때가 됐는데 실행 과정에서 자꾸 다른 변수가 생긴다. 이를 헤쳐나가는 과정에 예상 못한 부분, 위험들도 많지만 물러설 수 없다. 목숨을 건 행동이라 어떻게든 바꿀 수 없고 어ᄄᅠᆫ 일을 해서라도 벗어나겠다는 일념으로 시나리오에 파고들었다”고 접근 과정을 설명했다.

영화 속 규남은 자신이 원하는 내일을 위해 비무장지대를 끊임없이 달힌다. 그 과정에서 위협받고 넘어지고 구르고 몸을 날리는 고군분투를 이겨내며 끈질기게 질주한다. 이제훈은 “대본에서부터 고생길을 예상했다. 이 사람이 넘는 장애물들을 보면 ‘그 정도면 할 만큼 했으니 포기하면 좋겠다, 충분히 잘 싸웠어’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정도인데 그럼에도 이 친구가 원하는 걸 끝까지 해냈으면 좋겠다, 관객들에게 그런 응원을 바란 것 같다”며 “‘탈주’를 찍으며 처음으로 스스로 ‘이렇게 뛰다 숨이 멎을 수 있겠구나’ 경험을 해봤다. 무모했지만 후회없이 날 표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고된 액션과 극한의 식단 조절로 체중 감량까지 감행했다고. 이제훈은 “워낙 쉽지 않은 군 생활이었을 것이고 먹을 게 생겨도 동료들에게 먼저 나눠주는 마음씨를 가진 규남기에 처음부터 마른 장작처럼 이 인무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촬영 기간이 서너 달 정도였는데 가면 갈수록 더 피폐해지는 규남의 모습을 보여드리려 여태까지 한 작품들 중 식단 제한을 가장 강하게 뒀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점심, 저녁 시간에 밥차를 바라보면서 외면을 해야 했던 기억이 지금도 좀 스스로 가슴 아프고 힘들었지만. 그렇게 했어야만 했다”며 “제가 지금 몸무게가 60대 중반인데 58kg~60kg 정도 혹독히 감량 상태를 유지했다. 앞으로 또 그렇게 하라면 더 못할 거 같다. 최소한의 단백질로 연명했다. 에너지를 쓰기 위한 최소한의 탄수화물. 거의 단백질 쉐이크를 달고 지냈다. 이렇게 고생스러운 작품을 또 할 수 있을까? 쉽게 답은 못 드릴 것 같다”고 덧붙여 놀라움을 안겼다.

‘탈주’는 오는 7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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