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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왕 경쟁, 1루 주루코치도 함께 뛴다

정철우 기자I 2015.07.29 11:14:00
(왼쪽부터) 박민우 김종호 박해민. 사진=NC/삼성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1루 주루 코치는 겉으로 보기엔 별반 하는 일이 없는 것 처럼 느껴진다. 선수들이 안타나 볼넷으로 1루에 오면 가드를 받아주는 일 정도가 눈에 띌 뿐이다. 벤치의 사인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1루 코치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발 야구가 확실한 트랜드로 자리잡으며 생긴 변화다.

대부분 작전은 3루 코치에게서 나왔었다. 하지만 0.01초를 다투는 도루에 있어서만은 1루 코치의 능력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의식을 갖는 팀 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도루 부문은 NC와 삼성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박민우와 김종호가 각각 33개와 32개로 1,2위를 차지하고 있고 박해민(31개)이 뒤를 따르고 있다. 박해민은 28일 NC전서 도루를 성공시키며 차이를 줄였다.

흥미로운 것은 양 팀의 1루 코치들이 도루 지시 능력에서 탑 클래스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NC 전준호 코치와 삼성 김평호 코치가 주인공이다.

전준호 코치는 한 시즌 최다 75개(통산 2위)의 도루 기록을 갖고 있으며 총 550도루로 통산 최다 도루 1위에 랭크 돼 있는 도루계의 레전드다.

그는 현역 시절부터 도루를 위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상대 투수의 버릇과 볼 배합에 대한 특징, 스타트 타이밍 등 선수들이 필요한 정보를 그 때 그 때 전달하며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3루 코치의 경우 거리 차이 때문에 원활히 하지 못하는 부분을 1루 코치로서 200% 만회하고 있다.

특히 전 코치는 현역 시절 좌투수에 대한 도루에 더 큰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투구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훨씬 버릇이나 타이밍을 캐치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곤 했다. 실제 NC 선수들 역시 좌투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루로 상대 팀을 괴롭히고 있다.

김평호 코치는 철저한 연구파다. “하루에 5경기를 본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많은 야구를 보며 연구하고 또 연구한다. 지난해 김상수가 도루에 확 눈을 뜨며 도루왕 까지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 그가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이렇다 할 개인적 인연이 없는 김 코치를 KIA에서 다시 데려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평호 코치(왼쪽)와 박해민. 사진=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의 신뢰가 절대적이라는 점에서도 두 코치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혹 도루를 실패한다 하더라도 선수 탓을 하기 보다 자신의 사인 미스라고 이야기할 줄 아는 솔직함이 두 코치의 장점이다. 선수들이 맘껏 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직접 뛰지는 않지만 머리와 가슴으로 선수들과 함께 뛰고 있는 전준호 코치와 김평호 코치. 선수들을 통한 이들의 대리전이 어떤 결말을 낳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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