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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대본에 ‘짐승의 울음소리처럼 짧은 단칼에 묵음으로 울부짖는다’는 연기 반응을 요구하는 지문이 있었다. 정말 고민 많이 했다.”
SBS 드라마 ‘펀치’에 나오는 김래원이 촬영 때 고민 중 하나로 박경수 작가의 대본을 꼽았다. “박 작가 특유의 은유적인 표현이 굉장히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는 점에서다. 박 작가는 드라마 ‘태왕사신기’ ‘추적자’ ‘황금의 제국’ 등의 극본을 써 유명한 인물.
‘펀치’에 출연중인 김아중은 22일 인천 영종도 내 드라마 세트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 작가의 도치법 대사를 특이점으로 꼽았다.
김아중은 “보통 우리가 ‘너 밥 먹었어?’라고 말한다면 대본에는 ‘먹었어? 밥?’이란 식으로 표현돼 처음에는 낯설었다”며 “하지만 목적어를 먼저 말하는 화법으로 극 중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 줘 매력적”이라고 봤다. 김아중은 일곱 살 딸을 키우고 있는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신하경을 연기한다. 냉철하면서도 목적의식이 강한 인물을 살리는 데 박 작가의 도치법이 도움되는 것 같다는 얘기다.
조재현은 박 작가의 ‘실감 나는 사투리 대사’에 주목했다. 조재현이 연기하는 극 중 서울지검장은 부산 출신으로 억센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조재현은 “박 작가가 쓰는 부산 사투리는 진짜 할머니 세대들이 쓰던 말”이라며 “나도 부산 출신인데 이렇게 사투리를 심하게 쓰는 사람은 처음 봤다”며 신기해했다. 그러면서도 박 작가의 사투리 대사를 “60년 전통 곰탕집 같은 맛”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그만큼 투박하지만 묵직해 울림이 크다는 얘기다.
‘펀치’는 성공만을 위해 달려가다 시한부 6개월을 선고받은 검사박정환(김래원 분)의 마지막 반전의 시간을 그린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