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박지성·기성용 뛰어넘은 손흥민 '다음은 차붐 대기록'

이석무 기자I 2017.04.06 11:49:17
리그 9호골을 터뜨리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최다골 신기록을 세운 토트넘의 손흥민.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5·토트넘)이 박지성(36·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기성용(28·스완지시티)을 동시에 넘었다.

손흥민은 6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스완지의 리버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스완지시티 원정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2-1로 앞서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팀동료 빈센트 얀선의 힐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문전에서 그대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손흥민의 발을 떠난 공은 골키퍼를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손흥민의 골로 동점 균형을 깬 토트넘은 경기 종료 직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쐐기골을 더해 3-1 승리를 거두고 리그 5연승을 거뒀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손흥민의 골이 결정적이었다”라며 “손흥민의 득점 이후 우리 선수들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고, 이는 승점 3점 획득으로 이어졌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팀은 물론 손흥민에게도 의미가 큰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바로 직전 번리와의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올시즌 정규리그 득점을 9골로 늘렸다. EPL 9골은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이다. 종전 최다골은 박지성과 기성용이 보유했던 8골이었다.

공교롭게도 기록을 가지고 있던 기성용이 직접 지켜보는 앞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대표팀 동료이기도 한 기성용은 이날 상대팀은 스완지시티 소속으로 손흥민을 마크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기세는 기성용 조차 막기 어려웠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EPL로 무대를 옮긴 뒤 한국인 선수 관련 기록을 하나 둘씩 갈아치웠다.

작년 9월 28일 CSKA모스크바(러시아)와 2016-201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개인 통산 6골을 기록, 종전 박지성이 갖고 있던 한국인 챔피언스리그 최다골(5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9월에는 한 달간 EPL 3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이달의 선수’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최고 명문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핵심 주전으로 활약했던 박지성도 이루지 못했던 일이다.

그리고 이번에 아시아 선수 리그 최다골 기록까지 경신하면서 명실상부 EPL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간판스타임을 다시 증명했다.

손흥민은 이제 ‘차붐’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바로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64)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가지고 있는 한국 선수 유럽 무대 시즌 최다골이다.

차범근 부위원장은 독일 레버쿠젠에서 활약했던 1985~96시즌에 총 19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현재 리그와 컵 대회 등 각종 대회를 통틀어 올시즌 16골을 기록 중이다. 앞으로 3골만 더 넣으면 차범근 부위원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4골을 추가하면 한국 선수 최초로 유럽 무대 한 시즌 20골 고지를 정복한다.

손흥민과 차범근 부위원장은 공통분모가 많다. 차범근 부위원장은 1983년부터 1989년까지 7년 동안 레버쿠젠에서 뛰었다. 손흥민도 레버쿠젠에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현역 시절 차범근 부위원장과 지금의 손흥민 모두 폭발적인 스피드가 장점이었다. 차범근 부위원장은 손흥민이 어린 나이에 분데스리가에 진출했을 때부터 “손흥민은 나를 뛰어넘을 선수”라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차범근 부위원장이 칭찬할 때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스스로를 낮췄다. 하지만 차근차근 성장을 거듭했고 이제 어느덧 차붐을 넘어설 준비를 모두 마쳤다. 최근 소속팀 4경기에서 5골을 터뜨린 최근 기세를 감안하면 불가능한 목표는 결코 아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