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중 800만명은 이제 한국 프로야구가 하나의 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경제학자들은 프로 스포츠가 1000만 관중 시대가 열리면 흑자 경영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800만 관중은 그 길로 가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 분명하다.
올 시즌 관중 추이를 보면 팬들, 즉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경기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쓸만한 곳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다.
우선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흥행을 이끈 두 축은 고척돔을 새 구장으로 쓰게 된 넥센 히어로즈와 대구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을 새로 지은 삼성 라이온즈였다. 삼성은 지난 해 49만7336명에서 63%나 늘어 난 81만210명의 관중을 동원했고 넥센은 53%가 늘어난 78만2121명의 관중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첫 돔 구장인 고척돔은 시 외곽 입지, 만성 교통체증, 주차장 시설 미비 등 한계가 있었음에도 지난 해 목동 구장을 쓸 때 보다 관중이 크게 늘었다. 삼성은 사상 유례 없는 성적 부진 속에서도 관중 동원에선 홈런을 쳤다. 수도권 구단 마케팅 관계자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작용했다고 본다. 이제 앞으로 그 호기심을 어떻게 꾸준한 관심으로 이어가느냐가 숙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T의 성공 사례도 벤치마킹을 할 만 하다. 성적은 10위지만 관중 동원에선 의미 있는 기록을 썼다. KT는 올 시즌 70경기만에 창단 최다 관중 기록을 달성했다. 현대 유니콘스 시절을 포함해도 수원 구장 최다 기록이다. 지난 시즌 누적 관중 64만5465명보다 4590명이 더 입장한 65만55명을 기록했다.
KT는 수도권 구단이라는 장점을 살려 원정팀 응원단에도 신경을 쓰는 마케팅을 했다. KT는 원정팀 팬들을 배려한 시즌권 티켓 판매 선등급 회원 모집 이벤트 등을 통해 원정팀 팬들이 쉽게 티켓을 구해 좋은 자리를 맡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관중 동원에 힘을 썼다.
물론 올 시즌 최다 홈 관중수를 기록한 구단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두산이다. 111만2852명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하지만 반드시 성적이 아니어도 관중을 모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올 시즌 발견할 수 있었다. 2016시즌은 프로야구 경제학의 중요한 한 페이지를 장식한 한 해로 남게 될 것이다.
☞ 5강서 멀어진 3팀, 3색 아쉬운 아킬레스 건
☞ "생각보다 투수들 강하더라"...박병호, 첫 ML 시즌 마치고 귀국
☞ '손가락 수술' 박병호, 28일 귀국...한국에서 재활 한다
☞ 새 메이저리거는 탄생할까? 관전 포인트 3가지
☞ [줌인]강철 멘탈 강정호, 코리안 메이저리거 새역사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