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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2연승 도전’ 전인지 “잘하고 싶은 욕심 컨트롤하는 게 과제”

주미희 기자I 2022.07.20 22:26:48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서 메이저 2연승 도전
지난달 위민스 PGA 챔피언십서 통산 4승
"기대감과 욕심 컨트롤하는 게 최우선"
2016년 대회서 21언더파 283타 최소타 신기록
"커리어 그랜드슬램 행복하게 도전하겠다"

전인지가 20일 열린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사진=박준석 기자 제공)
[에비앙레뱅(프랑스)=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스스로 기대감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기 때문에 이런 마음을 잘 컨트롤하는 게 과제다.”

20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만난 전인지(28)가 한 말이다.

전인지는 지난달 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3년 8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4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21일부터 개막하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650만 달러)에서 연속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인지는 위와 같이 말했다. 전인지의 캐디를 맡은 딘 허든이 “네 골프는 어디 가지 않는다. 네가 어떻게 마음 먹고 경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계속 강조한다고 한다. 현재 전인지의 기술에 영향을 주지 않을 심리 컨트롤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전인지는 “매 대회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선다. 우승하려면 우승하고 싶다는 욕심 말고 뭐가 따라와야 하는지를 생각해 봤다. 게임 플랜을 잘 지키고 차분함을 유지하는 멘탈 등이 포함된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주일을 대회장에서 보내는 선수들은 어느 날은 자신감에 차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의욕을 발휘하다가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실망하기도 하고, 또 좋은 골프를 하면 설레기를 반복한다. 이런 감정 기복이 반복되다 보면 선수 본인이 가장 힘들어진다.

따라서 전인지는 “중간을 잘 지키자는 마음으로 한 주를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LPGA 투어 통산 4승 중 3번이 메이저 우승인 전인지는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남녀 메이저 대회 최소타인 21언더파 263타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스코어를 얼만큼 줄여야 신기록을 쓰는지 알고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만큼 부담감이 상당했다는 전인지는 지금도 마지막 18번홀 퍼팅할 때의 느낌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고 한다. 당시 17번홀까지 21언더파를 유지하거나 타수를 더 줄이면 신기록을 만들 수 있는 전인지였다. 그러나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티 샷이 그만 왼쪽 러프에 빠지고 말았다. 세 번째 샷을 그린에 무사히 올렸지만 신기록을 위해서는 3m 파 퍼트에 꼭 성공해야 했다. 어느 하나 쉬운 퍼트가 없을 정도로 그린이 까다로운 코스였지만 전인지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이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최소타수 역사를 쓰고 양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전인지는 “당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의 기억이 KPMG 대회에서 마지막 퍼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떠올렸다. 그는 “‘당시 부담감도 이겨냈으니 이번에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내 골프 인생에 많은 도움을 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대회”라고 말했다.

지난달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인지(사진=AFPBBNews)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우승으로 행복하게 마무리한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의 랭커스터 컨트리클럽에서 계속 진행해 온 재단 행사(전인지 LCC 장학재단)를 마친 전인지는 이달 초 귀국했다. 우승이 없던 지난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미술로 풀었던 그는 오는 12월 열 전시회 준비를 위해 그림 작업에 몰두했다. 전시회에서 판매하는 작품을 자신의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어서 기쁜 마음으로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한국에서 연습도 열심히 했다. 경기 감각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매일 연습장을 찾아 1~2시간씩 샷 연습을 했다. 블랙스톤 이천에서 라운드도 두 차례 돌았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는 생소한 7번, 9번 우드를 장착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이번에는 1라운드 시작 전까지 7번, 9번 우드, 하이브리드 중 어떤 클럽을 사용할지 심사숙고할 계획이다.

전인지는 “사실 KPMG 대회 때 7번, 9번 우드가 잘 맞았는데 최종 라운드에서 그게 독이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마지막 날 전반에 흔들려 렉시 톰슨(미국)에게 선두를 내준 적이 있는데, 그것이 9번 우드의 느낌이 너무 좋아 핀에 더 붙이려고 욕심을 내다가 실수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날 이후 14개 클럽에 사랑을 똑같이 나눠주자고 다짐했다”며 웃어 보였다.

2015년 US 여자오픈,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 2022년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전인지는 4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까지 한 개 대회 만을 남겨놓고 있다. 다음달 열리는 AIG 여자오픈(브리티시 여자오픈)이 첫 번째 기회다.

전인지는 “어릴 때부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꿈꿔왔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할 위치에 있어 기쁘기도 하고 조금 부담감도 느껴지지만, 행복한 도전을 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피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며 “내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전인지는 올해 메이저 우승자들인 이민지(호주), 제니퍼 컵초(미국)와 함께 한국시간으로 21일 오후 3시 27분에 1라운드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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