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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현역경기' 차두리 "모든 것 다 내려놔 홀가분"

이석무 기자I 2015.10.31 18:18:59
FA컵 결승전을 끝으로 화려했던 선수 인생을 마감한 차두리.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리틀 차붐’ 차두리(35·서울)가 FA컵 결승전을 끝으로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FC서울의 주장인 차두리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팀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아직 리그 경기가 남아있지만 차두리는 이날 결승전을 은퇴 무대로 일찌감치 결심했다. 발바닥 부상을 안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동안 팀 사정 때문에 쉬지 못했다.

하지만 FA컵 우승으로 목표했던 아시이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따내면서 홀가분하게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게 됐다.

2002년 고려대 재학 시절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출전해 4강 신화를 도운 차두리는 그해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 입단하며 해외에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디.

차두리는 마인츠, 코블렌츠, 프라이부르크, 뒤셀도르프(이상 독일) 등과 셀틱(스코틀랜드)을 거쳐 2013년 서울에 입단한 뒤 세 시즌 동안 K리그 무대를 뜨겁게 누볐다.

우승이 확정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린 차두리는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그동안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준우승만 했는데 이렇게 FA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어서 행복하고 후배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다음은 차두리와의 일문일답.

- 경기가 끝나고 눈물을 흘렸는데.

▲ 경기가 끝난 뒤 감정이 벅차올랐다. 경기 내내 ‘이제 진짜 마지막이다. 나에게 주어진 우승 기회는 더는 없다’는 생각을 하고 뛰었다. 동점골을 내준 뒤 작년 FA컵 준우승했던 생각도 났는데 우승하고 나니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비록 오늘 내가 그라운드에 뛰어서 관심을 받았지만 결승전까지 진출하기까지 함께 뛰어준 선수들도 팬들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그런 선수들이 FA컵 초반에 약팀과 상대할 때 출전해 승리를 이끌어줘서 이 자리가 있을 수 있었다

- 시상식에서 받은 메달을 아버지(차범근 전 감독) 목에 걸어 드렸는데.

▲ 다른 아버지들 같으면 메달을 걸어드리면 신기해했을 텐데 아버지께서는 ‘선수로 감독으로 우승 많이 해봤다’고 하시면서 감동을 안 하셨다. 잘난 아버지를 두면 항상 이렇더라.(웃음) 하지만 속으로는 아버지도 아들이 우승해서 많이 기쁘실 것이다. 아마 오늘 받은 메달을 고이 간직하실 것 같다.

- 오늘이 현역으로서 마지막 경기가 맞나.

▲ 오늘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래서 경기 내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세한 것은 감독님과 더 상의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오늘 경기를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 마무리하고 싶다. 지난 한 달간 발바닥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약을 먹으면서 운동하고 경기를 치렀다. 개인적으로 모든 것을 내려 놓는게 편안하다. 팀도 중요하지만 내 몸도 챙겨야 한다. 오늘이 마지막 현역 경기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 계획은.

▲ 내가 축구를 하면서 가장 잘했다고 내린 결정이 K리그로 돌아온 것이다. 그런 결정이 선수 생활 이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시야를 넓혀줬다. 유럽과 한국은 물론 대표팀까지 경험한 것은 나의 큰 재산이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삶을 살아갈지는 정확히 정해놓지 않았다. 더 많이 노력하고 공부해서 지금까지 얻은 지식을 후배와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쓰고 싶다. 한국 축구 발전에 내 모든 것을 쏟고 싶다. 아직 지도자를 할지 다른 일을 할지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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