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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매력은 구강액션, 차원 다른 첩보물"

박미애 기자I 2018.07.03 15:20:28

'공작' 제작보고회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남북관계가 이렇게 변할 줄은…”

황정민이 남북분단을 소재로 한 ‘공작’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며 한 말이다. 황정민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 제작보고회에서 “영화를 촬영할 때만 해도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남북 간) 분위기가 바뀌었으니까 관객들이 기분 좋게 우리의 의도를 봐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기대했다.

‘공작’은 북으로 잠입한 남측의 스파이를 주인공으로, 실제 있었던 ‘흑금성 사건’에서 출발했다. 흑금성 사건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에서 주도한 북풍 공작 사건을 말한다. 황정민이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활동하는 남측 스파이 박석영 역을 맡았다. 황정민은 치밀한 스파이와 평범한 사업가, 1인2역이나 다름없는 두 얼굴을 연기해야 했다. 그는 “기존에 봐왔던 첩보물과 차원이 다른 영화였고, 또 1인2역을 보여줄 수 있어서 연기적인 욕심이 났다”면서 “윤종빈 감독이 흑금성 역에 선택해준 것이 고마웠다”고 말했다.

‘공작’은 첩보전을 그리지만 상업영화의 흔한 액션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는 게 감독과 배우들의 설명이다. 황정민은 이를 ‘구강액션’으로 표현했다. 그는 “첩보물이라고 하면 기존의 할리우드에서 선보이는 액션영화를 상상하기 쉬운데 ‘공작’은 속고 속이는 게 구강으로 이뤄진다”며 “말로 한다는 게 참 어렵더라. 진실을 얘기하지 않고 진실인 것처럼 얘기해야 하고, 관객을 2중으로 혼란스럽게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황정민은 이 영화로 ‘곡성’에 이어 칸의 두 번째 러브콜을 받았다. ‘곡성’ 때 다른 일정으로 불참했던 황정민은 ‘공작’으로 올해 생애 첫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황정민은 “긴 비행 시간은 힘들었지만 부산영화제에 가는 것처럼 신나더라”며 “다 외국분일 것 같아서 걱정을 했는데 여행을 온 한국분들이 박수 쳐주고 응원해줘서 행사를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황정민은 ‘베테랑’ ‘군함도’에 이어 ‘공작’으로 또 다시 여름 시장을 공략하게 됐다. 여름은 극장의 최고 성수기로 그의 영화가 이 시기에 극장에 걸린다는 건 황정민의 티켓파워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황정민은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 동료들을 가리켜 “이렇게 멋있게 연기하는 배우들과 인연이 닿아서 긴장감 있는 연기를 볼 수 있는 건 이 시기밖에 없다”며 “열심히 한 만큼 우리 영화가 관객들에게 잘 보여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이 출연한다. 윤종빈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영화로 내달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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