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은 2012시즌을 마치고 상근예비역으로 군복무를 했고 2년 만에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정우람 복귀로 SK 마운드엔 큰 힘이 실렸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역시 올해 그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2년만에 돌아온 정우람. 일단 그를 가까이서 지켜 본 현지 반응은 좋았다. 홍백전에서도 2경기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특유의 제구력과 구위도 여전하다는 평가였다. SK 캠프에 참여한 인스트럭터는 “당장 메이저리그로 데려가고 싶은 선수”라는 칭찬까지 곁들였다.
기대한 대로였다. 김용희 SK 감독은 정우람을 두고 “캠프에서 칭찬하고 싶은 대표적 선수”라며 “지금까지 우람이의 페이스는 아주 좋다. 정신력도 아주 훌륭한 선수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역 때부터 정우람을 지켜봐 온 김원형 투수 코치는 “몸은 놀랄 정도로 잘 만들어 왔다”고 했고 2년 전까지 그의 볼을 매일 받아 본 포수 정상호 역시 “군대 갔다 온 선수치고 이렇게 준비를 잘해온 선수를 처음 봤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지난 시즌 말에는 정우람이 정상호에게 “이 상태로라면 게임도 가능하겠냐”고 먼저 물어봤단다. 그만큼 준비를 착실하게 잘 해왔다는 표현이다. 정상호도 정우람의 열정에 “정말 대단한 선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지금까지 정우람을 두고 공통적으로 나온 평가는 “확실히 몸은 잘 만들어왔다”는 것이었다. 2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전쟁터에 나설 수 있을 정도로 몸을 단련시켰다. 이미 정우람의 성실함은 널리 알려진 터. 2년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야구장에 나와 따로 훈련한 결과였다.
상무나 경찰청 입대 없이 2년 동안 어깨에 휴식도 줬다는 점도 2015시즌 정우람을 기대하게 하는 큰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우려도 있다. 경기 감각이 크게 떨어지진 않았을지 걱정이다. 주변에서 정우람을 바라보는 보다 현실적인 진단이었다.
김원형 코치는 “난 그의 베스트 레벨을 정확히 알고 있는데 아직은 아니다”는 냉정한 평가를 덧붙였다. 김 코치는 “투수는 2년 쉰다고 신체능력이 보호되고 발전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계속적으로 던지고 긴장하고 이겨내고 그러면서 유지된다. 게임감각을 빨리 찾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용희 감독이 걱정하는 바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러 감각적인 면에서 무뎌지진 않았을지 걱정이다. 김 감독은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경기감각을 빨리 익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부터 무리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김 감독은 “우람이에게 시즌 초반부터 부담을 줄 생각은 없다. 편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 예상보다 훨씬 잘 적응하고 있고 훈련과정도 만족하고 있다.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본다. 잘 기다려주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 정우람을 중간 계투로 내보내 경기 감각을 되찾게 한 뒤 마무리로 기용할 생각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과제는 스스로 잘 해온 정우람이다. 이제 남은 숙제 역시 정우람이 직접 풀어야한다. 1차 캠프를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린 정우람은 2차 오키나와 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숙제를 해결해나갈 예정이다. 그가 예상보다 빨리 숙제를 풀어낸다면 SK의 2015시즌 전망도 한층 더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원형 코치는 “우람이의 원래 레벨을 빨리 찾게 해주는 것이 내 임무다. 같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