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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씽나인’ 女캐릭터]③송옥숙, ‘정무적인’ 카리스마

김윤지 기자I 2017.02.01 14:00:00
사진=SM C&C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MBC 수목 미니시리즈 ‘미씽나인’(극본 손황원·연출 최병길)은 장점과 단점이 극명한 드라마다. 한국에서 보기 드문 장르물로 흔들림 없이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펼쳐나가는 한편 중간 유입이 쉽지 않다. 등장인물이 많은 데다 회 차별 에피소드 구성이 아닌데다 현재와 과거 등 시간적 배경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다. 드라마에 대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한자릿수 시청률을 기록 중인 이유다. 동시간대 3위이지만 애청자의 충성도는 높다.

‘미씽나인’의 미덕 중 하나는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이다. ‘민폐’는커녕 각기 다른 개성을 바탕으로 드라마를 끌고 간다. 이중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조희경(송옥숙 분)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조 위원장은 위선적인 행정가처럼 첫 등장한다. 실제로는 냉철한 행정가다. 대외적으로는 유일한 생존자인 라봉희(백진희 분)를 중심으로 사고의 진실을 밝히거나 추가 생존자를 찾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대사처럼 조 위원장은 오로지 정무적인 판단에 따라 움직인다. 그의 임무는 그저 사건을 종결시키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의 매력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감성적이기 보다 냉정하고, 감정적이기 보다 이성적이다. 전형적으로 남성이 도맡던 캐릭터를 여성이 맡아 신선함을 꾀한다. 최면 치료 중 라봉희가 스스로 윤소희(류원 분)을 죽였다고 말하자 크게 놀란 오 조사관(민성욱 분)과 달리 침착하다. 진실을 따지기 보다 라봉희를 살인범을 만드는 것이 목적에 부합하는 것은 아닌지 계산기를 두드린다.

조 위원장은 단순한 악역이 아니다. 사사로운 이익에 휘둘리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로 그려진다. “중국 쪽에 최대한 협조를 요청했다”는 브리핑에 “기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팩트를 가져오라”고 말하고, 그의 마음을 떠보는 기자 앞에서 본색을 드러내며 “감당할 수 있느냐”고 다그친다.

송옥숙은 전작인 OCN ‘38사기동대’에서도 묵직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다소 예민한 듯 냉철한 베테랑 캐릭터는 그의 전매특허일지 모른다. 안방극장이든 스크린이든 여배우가 기근이란 요즘이다. 이 가운데 중견 배우로서 완성도를 끌어올려주는 송욱숙의 활약은 더욱 눈길을 끈다.

‘미씽나인’은 비행기 추락 사고로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생존하기 위한 이성과 본능 사이의 갈등, 사고에 대처하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이면을 치밀하고 섬세하게 그려낼 전망이다. 정경호, 백진희, 오정세, 최태준, 이선빈, 박찬열 등이 출연한다. 매주 수,목요일 오후 10시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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