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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갈망한 故김영애, 꽃처럼 지다… 11일 발인 엄수

이정현 기자I 2017.04.11 11:29:12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마치 벚꽃 같았다. 만개했던 지난 주말 눈을 감았던 배우 김영애가 꽃잎이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한 11일 오전 영면에 들었다.

故김영애의 발인식이 11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 있는 세브란스병원에서 엄수됐다. 고인이 독실한 개신교 신자였던 만큼 기독교식 예비로 진행했다. 엄숙한 찬송가로 고인의 마지막을 안타까워했다.

김영애의 마지막 길을 친지를 비롯해 배우 임현식, 오달수 등 동료와 전 소속사 식구 등 동고동락했던 이들이 눈물로 배웅했다. 전날까지 조문객으로 북적이던 장례식장은 고인의 마지막을 의식이라도 하듯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유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기간 영정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다. 발인식 역시 조용한 분위기 속에 마쳤다. 고인의 외동아들 이민우 씨는 “많은 분의 도움과 기도 속에 어머니께서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다”고 말했다.

고인은 췌장암에 따른 합병증으로 지난 9일 오전 10시58분 입원 중이던 연세 세브란스 병원에서 별세했다. 지난 2012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한 뒤 다시 활동을 재개했으나 지난해 재발해 치료를 받아왔다.

김영애는 1971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1971년 MBC ‘수사반장’을 시작으로 ‘한강’(1981), ‘해빙’(1983), ‘엄마의 방’(1985), ‘왕룽일가’(1989), ‘빙점’(1990) 등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파도’(2000)로 SBS 연기대상 최우수여자연기상, 제36회 백상예술대상 여자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충무로에서도 맹활약했다. 1972년 ‘섬개구리 만세’를 시작으로 ‘설국’(1976), ‘절정’(1978), ‘깃발 없는 기수’(1979), ‘미워도 다시 한번 80’(1981), ‘겨울나그네’(1986) 등에 출연했다.

작품 속 김영애는 카리스마 넘치는 여인이자 인자한 어머니였다. 드라마 ‘로열 패밀리’(2011)에선 차가운 회장으로 화면을 장악하는가 하면, 영화 ‘변호인’(2014)에선 따뜻한 이 시대의 어머니상을 보여줬다. 특히 ‘변호인’으로 제51회 대종상영화제 여우조연상, 제35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췌장암을 앓고 있는 와중에도 연기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유작이 된 2월 종방한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촬영 당시에는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음에도 마지막회까지 소화했다. 주위의 만류가 있었으나 “꼭 완주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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