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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금성 사건 영화화한 윤종빈 "남북관계 반추하는 영화"

박미애 기자I 2018.07.03 14:23:34
‘공작’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지난 20년 간의 남북관계를 반추해볼 수 있는 영화다.”

윤종빈 감독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공작’ 제작보고회에서 관전포인트로 이같이 말했다.

‘공작’은 남북 사이에 벌어진 첩보전을 그린다. 북으로 잠입한 남측의 스파이를 주인공으로, 실제 있었던 ‘흑금성 사건’에서 출발했다. 흑금성 사건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에서 주도한 북풍 공작 사건을 말한다. 윤종빈 감독은 “안기부 관련 영화를 하고 싶어 취재를 하면서 흑금성 사건을 알게 됐다”며 “우리나라(정보기관)도 댓글만 쓰는 게 아니라 이런 첩보활동을 하는구나 싶어 놀랐다”고 배경을 밝혔다.

‘공작’은 지난 5월 제71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초청을 받았다. 윤종빈 감독의 작품이 칸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6년 제59회 칸국제영화제 당시 ‘용서받지 못한 자’가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에 러브콜을 받은 바 있다. ‘공작’은 상영 후 칸에서 “말은 총보다 강력하다” “웰메이드 영화” 등의 호평을 들었다.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다음은 경쟁부문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윤종빈 감독의 다음 행보를 기대했다. 그는 “으레 하는 칭찬이겠지 싶으면서도 기분이 좋았다”며 “가봐야 알겠지만 그런 얘기(칭찬)를 자주 하는 분이 아니라고 하니 기대된다”고 흡족한 마음을 드러냈다.

‘공작’이 한창 만들어지던 시기에는 북핵으로 한반도의 위기감이 높았을 때였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분위기는 급변했다. ‘공작’이 분단국가의 현실을 소재로 한 만큼 감독이 남북정상회담이나 영화에 느끼는 소회도 특별할 듯했다. 윤종빈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아닌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뭉클했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의 본질은 사람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며 공존과 화해를 말한다”며 “‘공작’은 현재나 한반도나 앞으로의 남북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로 개인적으로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이 출연한다. 윤종빈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영화로 내달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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