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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는 승리 대신 ‘사람’을 택한 결과물이었다. 이 감독은 ”한 명만 살아나가면 대타를 쓸 생각이었는데, (장)성우가 나가니 마지막 홈 경기 1점 차 상황에서 상위타선에 걸리더라”면서 “(박병호가) 1년을 너무 고생했는데, 홈 팬들 앞에서 박수받게 해주고 싶었다. (황)재균이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대타로 냈다”고 돌이켰다.
올 시즌 홈런왕 레이스를 독주한 박병호는 시즌 막판 당한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복귀 후 첫 경기였던 지난 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깜짝 대타 홈런을 때려내긴 했으나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려운 상태다. 사령탑 입장에서는 마지막 득점 기회를 사실상 포기한 채 베테랑을 향한 예우를 선택한 셈이다. 박병호는 이를 승리로 향하는 결정적인 한 방으로 보답했다.
이 감독은 자신도 모르게 만세를 한 데 대해 “한국시리즈 때도 안했던 걸 하니 민망하다”고 겸연쩍어 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건 시나리오를 짜라고 해도 못 짤 것”이라며 “사람을 믿었는데 그게 돌아오니까 좋았다”고 웃었다.
KT 위즈는 11일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갖는다. 가을야구의 향방을 가리는 중요한 일전이다. 이기거나 비길 경우 3위를 확정해 준플레이오프로 직행하지만, 진다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치러야 한다.
이 감독은 “오늘은 ‘와일드카드 노(No)’라고 하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박병호 기용도 열려 있다. 그는 “오늘 경기가 중요하기도 하고, 박병호도 포스트시즌을 준비해야 하니 두 타석 정도 지명 타자로 교체 투입을 생각 중”이라며 “운이 좋으면 경기 후반 중요한 타석에 투입될 수도 있다. 기회가 찾아오길 바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