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전력강화위원회 개최... 클린스만 화상 참여
위원회, "더는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 발휘하기 힘들다고 판단"
클린스만 감독 "선수단 불화로 경기력 안 좋았다"
경질로 의견 모인 가운데 정몽규 회장 결정 남아
|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이 프리킥을 차기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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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대표팀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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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의 경질로 의견을 모은 가운데 정몽규 회장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협회는 15일 오전 11시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과 클린스만 감독, 전력강화위원인 정재권 감독(한양대), 박태하 감독(포항스틸러스), 조성환 감독(인천유나이티드), 최윤겸 감독(충북청주), 곽효범 교수(인하대), 김현태 전력강화실장(대전하나시티즌), 김영근 스카우트(경남FC), 송주희 감독(경주한수원)이 참석했다. 이중 미국에 있는 클린스만 감독과 박태하 감독, 조성환 감독, 최윤겸 감독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처음 전력강화위원회 브리핑은 오후 2시로 예정돼 있었으나 회의가 길어지면서 오후 4시께 연기돼 진행됐다. 황보관 기술본부장이 브리핑에 나섰다.
황보 본부장은 이날 전력강화위원회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참가 결과 보고, 위원과의 질의응답, 뮐러 위원장의 대회 참가 보고, 대표팀 운영 및 감독 거취 관련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아시안컵에 대해선 “준결승에서 두 번째로 만난 상대임에도 전술적인 준비 부족했다”라며 “재임 기간 선수 선발 관련해 감독이 직접 다양한 선수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 보이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4년도 제1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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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안컵을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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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 본부장은 선수단 관리에 대해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라며 “지도자로서 팀의 규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면에서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은 국내 체류 기간으로 국민을 무시하는 것 같고 여러 약속 지키지 않고 국민 신뢰를 잃어 회복하기 힘들다는 평가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스포츠에서 그동안 대표팀 감독은 내용이나 결과가 이슈가 됐는데 근무 태도가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더는 안 된다는 비판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감독 거취에 대해선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 발휘하기 힘들어 교체 필요하다는 데 전반적인 의견이 모아졌다”라고 밝혔다. 이어 “회의 내용과 결과는 협회에 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앞에서 시민단체인 턴라이트 관계자들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 감독 및 정몽규 축구협회장 사퇴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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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 경질에 대해 위원회 전원이 찬성했냐는 물음엔 “몇 분이라고 할 순 없으나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이 있기에 장기적인 차원에서 유지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라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과 결별할 경우 내달로 예정된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 준비에 대해선 “협회에 회의 결과를 보고하고 다음 상황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열린 2024년도 제1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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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 패배 원인으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불화를 언급했냐는 말엔 “직접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황보 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단 중 불화가 있었고 그 부분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라며 “선수단 핑계라기 보다는 그것 때문에 경기력이 안 좋았다고 했다. 전술적인 문제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선수단 불화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팩트는 확인했으나 세세한 부분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고 어느 정도 되면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발생했기에 협회 입장에선 빠르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대표팀 운영 관련해서는 감독의 무한 책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력강화위원이 아닌 정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최종 결정권자인 정 회장의 결단이 나와야 클린스만 감독의 최종 경질 여부가 판가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