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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아기곰' 정수빈(20.두산)이 방망이와 발을 앞세워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주전 중견수 이종욱의 발목 부상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만점 활약이었다.
정수빈은 14일 대구 삼성전에 톱타자로 기용됐다. 정수빈의 투지와 빠른 발로 상대를 흔들어 달라는 김경문 감독의 주문이었다.
정수빈은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홈런 1개 포함, 5타수 2안타 3타점 3득점. 팀에 꼭 필요한 점수를 뽑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나가면 홈을 밟으며 점수를 보탰다.
이날 때려낸 안타 2방은 그야말로 천금같은 것 들이었다. 두산이 0-1로 뒤진 3회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정수빈은 삼성 선발 크루세타로부터 우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시즌 1호포.
2회 1사 1,2루 찬스서 득점에 실패하며 기가 꺾였던 두산이다. 기복이 심한 크루세타에게 좀 더 끌려갔다면 어려운 흐름에 빠질 수 있었다. 그러나 정수빈의 깜짝 홈런이 분위기를 바꿨다.
세번째 타석에선 발이 빛났다. 3-1로 앞선 4회 1사 1루. 정수빈은 잘 맞은 타구를 날렸지만 2루수 호수비에 막혔다. 1루 주자는 2루에서 포스 아웃.
그러나 정수빈은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오재원의 유격수 내야 안타로 2루까지 진루한 뒤 과감한 3루 도루(더블 스틸)로 삼성 배터리를 흔들었다. 결국 두산은 김현수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두점을 더 달아날 수 있었다.
8회엔 다시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두산은 4회 이후 추가점을 내지 못한 채 5-3으로 쫓기고 있었다. 그러나 정수빈이 8회초 2사 1,2루서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때려내며 쐐기점을 올렸다.
세상에 나쁘기만 한 일은 없다. 이종욱의 부상은 두산의 분명한 악재다. 그러나 정수빈의 활약이 이어진다면 팀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줄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정수빈은 하루 하루 그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정수빈은 "이종욱 선배님이 다치셔서 기회가 왔다. 놓치지 않기 위해 이 악물고 하고 있다. 두번째 타석에선 첫 타석에서 일단 공을 봤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친 것이 홈런이 됐다. 이종욱 선배님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 언젠가 선배님을 뛰어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