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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 감독판]우민호 감독의 미괄식 화법, 이게 바로 '오리지널'의 묘미②

강민정 기자I 2015.12.25 09:07:43
우민호 감독.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만화에서도 어떻게, 좀, 탐내고 싶은데요, 하하.”

윤태호 작가가 말했다. 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하 ‘내부자들’ 감독판) 언론 배급 시사회 후 소감이었다. 윤 작가는 영화의 원작자다. 원작인 웹툰은 미완이다. 결말이 없는 원작을 영화화했다. 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100% 차별화된 지점도 당연 결말이었다.

‘내부자들’ 감독판은 엔딩에 욕심을 냈다. 편집된 이야기를 살리는 과정은 재미를 배가시킨다. 삭제된 결말을 붙여 넣은 일은 차원이 다르다. 전혀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낸다. 우민호 감독은 ‘디 오리지널’이라는 부제를 붙인 감독판을 그렇게 완성했다.

2시간 10분 분량에서 50분 추가해, 3시간 분량으로 관객을 다시 찾은 ‘내부자들’ 감독판. 23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내부자들’ 감독판을 윤태호 작가도 직접 나서 응원했다. 무엇보다 새롭게 추가된 엔딩의 주인공인 이강희 역의 백윤식이 흡족해 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영화 출연 결심을 하게 된 결정적인 장면도 그 엔딩이었다. 나아가 그러한 엔딩을 통해 ‘내부자들’이라는 영화가 다른 상업성 작품과 차별화된 작품성을 안겨줄 거란 믿음도 있었다. 7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이 그 묘미를 즐기지 못한 채 극장을 나서야 했다는 사실이 통한스럽게 느껴졌을 법도 하다.

몇몇 관계자는 감독판 개봉을 말리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우 감독이 ‘디 오리지널’에 충실하고 싶었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우 감독은 감독판 시사회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였는데 관객에게 절망감, 허탈함, 그런 감정을 강하게 심어주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됐다”며 “그런 이유로 본편에서 전하지 못한 메시지를 감독판이라는 장치를 통해 할 수 있게 돼 진심으로 행복했다”고 말했다.

‘내부자들’ 감독판 스틸컷.
우 감독이 감독판의 제목을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라 정한 일도 엔딩의 영향이 컸다. 우 감독은 “내가 낸 아이디어는 아니었는데 ‘디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면서 “시나리오에 사실 있던 엔딩이고, 내가 쓴 시나리오였기 때문에 최대한 그 시나리오에 가까운, 정품의 이야기라는 뜻이 ‘디 오리지널’로 표현이 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우 감독의 미괄식 화법에 격한 응원을 보낸 건 다른 배우도 마찬가지. 조승우는 “내가 작품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야기, 시나리오다”며 “‘내부자들’은 그 영화가 하고자 하는 말이 너무 좋았고, 그런 부분이 감독판에서 잘 살아나 참 좋다”고 생각을 전했다. “소름 돋는 엔딩이었다”는 강조로 ‘내부자들’ 감독판에 실린 기대를 한껏 높이기도 했다.

배우에게도, 감독에게도, 관객에게도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은 새로운 경험이다. 감독판이라는 이름을 걸고 50분이나 연장된 이야기를 전한 영화가 없었다. 그 감독판을 다시 언론 배급 시사회라는 장치로 홍보한 적도 없었고, 그 자리를 빌어 다시 취재진과 팬 앞에 선 배우들도 없었다.

우 감독은 본편이 개봉된 지난 11월 인터뷰로 만났을 때보다 한결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얼굴도 좋아보였고, 웃음소리도 자주 들려줬다. “몰라보게 얼굴이 좋아진 게 아니냐”는 질문에 “저 살 쪘어요”라며 호탕한 웃음을 터트린 그다. 스트레스 때문에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생했던 개봉 전 나날들이 이젠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긴장감’으로 교훈을 남겼다.

우 감독은 “나에게도 배우에게도 정말 신선한 경험이자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는 영광”이라며 “감독판 만의 엔딩이 오히려 관객에게 새로운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감독판은 오는 31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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