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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은 성남의 전지훈련지인 일본 구마모토에서 공동취재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객관적인 전력만 따진다면 우리가 밀릴지 몰라도 축구는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은 학구파 지도자로 유명하다. 철저한 분석 아래 선수들을 이끌어 ‘학범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난해 강등 위기에 몰린 성남 지휘봉을 잡아 살려낸 것은 물론 FA컵 우승까지 이뤄냈다.
올해에는 K리그와 함께 ACL에서도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해 우리 축구의 전부를 보여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올해가 진짜”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올 겨울 강릉부터 시작된 동계훈련이 그 자신감의 실체다. 강릉과 순천을 거치면서 선수들의 체력을 다진 김학범 감독은 이제 구마모토에서 부족했던 기술과 전술을 덧붙이는 게 공을 들이고 있다.
김학범 감독은 이날 “내가 바라는 수준에 70% 정도 올라온 느낌”이라며 “아직 선수들의 몸이 무겁지만 태국 전지훈련을 거친다면 체력과 기술이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구마모토 전지훈련에 합류한 베테랑 미드필더 김두현(33)의 남다른 발짓도 그를 든든하게 만든다. ACL에서 맞붙을 J리그 3관왕 감바 오사카(일본)와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등 상대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지만, 기존 선수들의 조직력에 김두현의 날카로운 패스가 맞물린다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분석이다.
김학범 감독은 “ACL에서 맞붙을 다른 상대들이 우리를 만났다고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K리그 순위가 9위였으니 그럴 법 하다”며 “하지만 우리를 우습게 본다면 오히려 고전할 것이다. 시·도민구단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말만 앞선 게 아니다. 상대들을 무너뜨릴 투자도 아낌없이 하고 있다. 14일 구마모토에서 귀국길에 오른 뒤 17일 곧바로 태국 방콕으로 떠나는 게 대표적이다. 24일 부리람 유나이티드와의 ACL 조별리그 1차전 원정 경기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규정에 따르면 원정 팀에 제공되는 지원은 3박4일이 전부지만, 쌈짓돈을 털어 적지에서 선수들의 발을 맞추기로 했다.
김학범 감독은 “부리람 원정에서 승리한다면 조별리그 나머지 경기들도 상대적으로 쉽게 풀릴 것이라 믿는다”며 “올해 성남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