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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선수만 쓴다’ 무의미한 최정예 가동, 슈퍼 서브 기대하긴 더 어려워졌다

허윤수 기자I 2024.01.25 23:22:54
손흥민이 골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동점골을 허용한 대표팀 선수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클린스만호가 탈락이 확정된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최정예를 가동하고도 승리하지 못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와 졸전 끝에 3-3으로 비겼다.

1승 2무를 기록한 한국(승점 5)은 바레인(승점 6)에 이어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F조 1위가 되는 사우디아라비아 혹은 태국과 16강에서 만난다.

한국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순위에 따른 대진표만 정해지지 않았을 뿐 토너먼트행은 결정된 상황이었다. 즉 마지막으로 숨을 고를 기회기도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64년 만에 우승을 목표로 나섰다. 우승하기 위해선 7경기를 치러야 하기에 체력 안배는 필수였다. 요르단전 무승부로 다소 꼬인 감이 있어도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로테이션을 가동하기엔 충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에서 한국은 23위로 130위 말레이시아에 크게 앞선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26승 12무 8패로 우위다. 마지막 패배는 1985년 3월로 약 39년 전이다. 최근 맞대결 역시 1989년 6월로 약 35년을 거슬러 가야 한다.

여기에 말레이시아는 이번 대회 2경기에서 무득점으로 모두 패했다. 이미 탈락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물론 모든 팀을 상대로 최선을 다해야 하나 이 경기를 통해 선수단 전체의 경기 감각과 컨디션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경고 누적 위험이 있는 선수들도 생각해야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평소와 같은 선발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손흥민, 김민재를 비롯해 조규성(미트윌란),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인범(즈베즈다) 등이 그대로 나섰다.

여유 있는 경기 스코어를 만든 뒤 교체를 시도하겠다는 생각이 깔려 있었겠으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주도권을 잡았음에도 한 골밖에 넣지 못했고 후반전 초반 연거푸 두 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이강인과 손흥민의 득점으로 겨우 체면치레 하는 듯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 동점 골을 얻어맞고 승점 1점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오현규가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국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 최종전까지 최정예 전력을 모두 가동했다. 주축 선수의 휴식 없이 달렸으나 1승에 그쳤다. 불안함은 커졌고 모두가 대표팀의 약점과 추락하는 위상을 확인했다.

향후 토너먼트에서 다양한 선수 운영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이번 대회는 평소보다 3명이 증가한 26명의 명단으로 꾸려졌다. 그만큼 많은 선수로 다양한 변화를 꾀할 수 있었으나 고정적인 선발 라인업을 유지했다. 주축 선수의 체력 안배도, 벤치 선수들의 경기 감각 유지도 하지 못했다.

조규성의 부진 속 오현규(셀틱)는 15분을 뛰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한 황인범은 완전하지 못한 몸 상태를 보이며 교체됐다. K리그에서 손꼽히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이순민(광주FC)과 박진섭(전북현대)을 대신해 경고 누적 위험이 있는 박용우(알아인)가 또다시 교체로 나섰다. 클린스만호를 위기에서 구할 슈퍼 서브에 대한 준비와 기대는 더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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