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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빠진 LG 캠프, 동요는 없었다

박은별 기자I 2014.01.27 11:58:36
[애리조나=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에이스 리즈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떠난 LG 전지훈련 캠프. 2014시즌 출발부터 악재가 시작됐다. 뒤숭숭할 것 같았던 분위기지만 정작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LG 스프링캠프지의 분위기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선수들은 “더 해보자”는 의지로 똘똘 뭉쳤다.

LG는 15일부터 글렌데일에서 1차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출발은 좋지 않았다. 에이스 리즈가 캠프 합류 전부터 오른 무릎 통증을 호소했고 정밀 검진 결과 미세골절 판정을 받았다. 4개월 이상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에 따라 리즈는 현재 캠프지를 떠난 상태다.

리즈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기대치는 컸다. 한국무대 4년차를 맞는 리즈는 올시즌 거의 제 1선발로 굳어진 상태였다. 특히 한국무대에서 매년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더욱 그랬다. 그런 리즈가 훈련을 시작하기도 전에 전열에서 이탈했고, 현재로선 당장 쓸만한 용병을 찾는 것도 쉽지 않운 일이다. 시즌 시작 후 2~3개월 정도는 용병 한 명없이 치러야하는 상황이다.

초반부터 시작된 악재. 그러나 선수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함께 했던 동료로서 “리즈가 아프다는데, 괜찮을까”라는 걱정 정도지 리즈의 이탈에 대해 팀 전력면에서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눈치다.

오히려 선수들은 “1군에 선발 자리 하나가 더 생겼다”며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다.

LG는 리즈가 빠졌지만 새 외국인 투수 코리 리오단이 있고 류제국, 우규민 등 이미 자리잡고 있는 선발투수들도 있다. 이외에도 지난 해 좋은 활약을 펼친 신정락, 신재웅, 임정우와 올시즌 영입한 김선우에 부상에서 회복한 김광삼까지 버티고 있다. 리즈만큼의 임팩트는 아니지만 선발로테이션을 꾸리기엔 부족함 없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괴물신인 임지섭, 기대주 윤지웅까지 가세, 의욕을 더욱 불태우고 있다. 무한 경쟁의 자율훈련 분위기와 맞물리며 선수들에겐 ‘리즈의 빈자리’는 강력한 동기로 작용되고 있다.

신인급의 A선수는 “리즈가 아프다는 건 걱정이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오히려 빈자리 하나가 더 생겼다. 리즈가 채웠던 200이닝이 빠진 만큼 다른 선수들에게는 기회이지 않겠나. 처음엔 이 멤버 가운데서 내가 2차 캠프에 낄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지만 어쨌든 2차 캠프에 낄 수 있는 자리도, 확률도 더 많아진 셈이 됐다. 그래서 더 의욕이 생긴다. 이 찬스를 잘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태 LG 감독의 노력도 선수단의 분위기를 동요치 않게 만들고 있다. 감독 부임 이후 매년 선수 자원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속이 말이 아니지만 절대 선수들 앞에서는 티를 내지 않는다. 자칫 선수들이 그런 감독의 모습에 동요할까봐서다. 김 감독의 머릿속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지만 평소와 똑같은 모습을 유지하려고 한다.

또한 선수들은 리즈라는 든든한 보험 카드가 생긴 셈이니 그리 비관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B 선수는 “리즈를 퇴출시키지 않는다면 이미 한국무대에서 검증된 보험 카드가 하나 더 생긴셈이 아니겠냐”고 했다. 이 선수는 “리즈의 대체 용병이 리즈보다 더 잘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고, 아니라고 하더라도 리즈가 여름즈음에만 확실히 몸을 만들어 돌아온다면 바로 교체하면 된다. 아니면 리오단이 한국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부진했을 때 대신 리즈 카드를 꺼내쓸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 리즈의 전력 이탈이 팬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리즈는 더 좋은 보험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리즈의 갑작스러운 부상과 전력이탈.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내부에선 크게 동요하지도, 걱정하지도 않았다. 리즈의 전력이탈이 선수들의 말대로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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