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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아랫줄 오른쪽에 자리잡은 이현승의 야윈 얼굴이 눈에 띈다. 지금보다 살이 20kg 정도 빠졌을 때란다. 이현승의 어깨에 다정히 손을 얹고 있는 절친 장원삼의 앳된 얼굴도 보인다. 이현승의 왼쪽에 있는 정근우의 모습도 여전하다. 사진에 집중을 하지 못한듯 하다.
이현승이 당시 추억을 떠올리며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이 대회가 어느 대회인지, 어디서 열렸는지, 한국 팀 성적은 어땠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 모양이다. 벌써 11년전 일이니 그럴만도 하다.
그런 그가 확실하게 기억하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다.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던 일 같다. 물론 야구적인 일은 아니었다. 이름하야 ‘정근우 외모 대결 사건’. 당시 3학년이었던 이현승은 4학년 정근우를 의식한듯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버스타고 단체로 이동할 때였던 것 같다. 지금 프로에 없는데 (송)승현이 형이랑 근우 형이랑 외모 대결이 벌어졌다. 둘 다 지금이랑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둘 다 그렇게 잘생긴 편은 아닌데 누가 더 나은지를 갖고 입씨름이 벌어졌다. 둘 다 키도 작고 근우 형은 곱슬머리에 승현이 형은 머리숱이 별로 없었다. 둘이 너보다 내가 낫다며 싸웠다. 그 싸움에 너무 재미있어서 버스가 초토화가 됐는데, 근우 형이 마지막에 던진 한 마디가 더 압권이었다. 배꼽빠지게 웃고 있는 (최)훈락이 형에게 ‘너는 웃으면 절대 안된다’고 하더라.ㅋㅋㅋ 너무 웃겨서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또 근우 형은 긴 곱슬머리에 큰 빗을 꽂은 사진이 있었다. 그거 보고도 빵 터진 적 있었는데 그 사진을 찾고 싶다. 근우 형 진짜 야구 잘해서 다행이다.ㅋㅋㅋ”
당사자 정근우도 당시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일단 이현승이 공개한 에피소드에 한 번 버럭한 뒤였다. “그 싸움은 승현이가 먼저 시작했다. 강원도 사투리를 쓰는데 ‘너가 그게 얼굴이고’ 라고 말하길래 나도 경상도 사투리로 ‘그러는 니는 그게 얼굴이가’ 그러면서 싸우기 시작했다.ㅋㅋ” 물론 이 싸움의 승패는 가려지지 못했다고 한다. 아니 가릴 수가 없었다는 게 당시 버스에 탄 관계자들의 이야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