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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 부른 농구 떡잎, 프로 형님들도 놀랐다

이석무 기자I 2012.12.04 15:33:09
SK 수비를 앞에 두고 골밑 돌파를 시도하는 연세대 가드 허웅. 사진=KBL
지난 달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안양 KGC 인삼공사와 중앙대의 경기에서 중앙대 전성현이 KGC 수비를 피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0일 오후 경기도 일산의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2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부산 KT와 고려대의 경기 도중 고려대 이종현이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덩크슛울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KBL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기대했던 대학팀 돌풍은 없었다. 프로와 아마의 기량 차만 확인했을 뿐이었다.

지난달 28일부터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2 프로-아마 농구 최강전’. 과거 ‘농구대잔치‘의 영광 재현을 목표로 야심차게 나선 대학팀들은 아쉽게도 모두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참가한 대학 7개 팀이 모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1라운드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던 중앙대도 2라운드에서 프로리그 최하위팀 전주 KCC에 24점 차 대패를 당했다.

아마팀 가운데 유일하게 상무가 8강에 올랐다. 하지만 프로의 스타플레이어 출신 선수들이 주축이 된 상무는 프로팀이나 다름없다. 결국, 아마농구의 화려한 부활을 기대했던 대회는 프로팀들의 잔치가 전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대학팀에게 소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돈 주고도 바꿀 수 없는 큰 경험을 얻었다. 기량과 경험이 훨씬 앞선 프로 선배들을 상대로 겁 없이 부딪히고 깨졌다. 나름 당당히 맞서 싸웠고 프로팀을 패배 직전까지 몰고 가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국 농구의 미래를 이끌 주역들을 발견했다는 것이 큰 소득이다. 이제 겨우 20대 초반, 심지어 20살도 안된 선수들이 기존 스타 플레이어들과 맞서 크게 두각을 나타냈다.

가장 빛났던 선수는 허재 전주 KCC 감독의 장남인 연세대 가드 허웅(19·184cm)이다. 연세대 1학년인 허웅은 대회 첫날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22점을 올렸다. 질풍 같은 드리블과 정확한 슈팅능력, 과감한 돌파력까지 허재 감독의 현역 때 모습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심지어 아직 1학년임에도 동료를 이끄는 리더로서의 능력까지 보여줬다. 아버지 허재 감독 역시 “기술적인 것보다 자신감 있게 하는 모습이 좋았다.”라며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그 정도면 잘했다”고 칭찬했을 정도였다.

중앙대 3학년 포워드인 전성현(21·188cm)과 2학년 가드 이호현(20·184cm)도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하며 농구 관계자들과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전성현은 대회 첫 날 KGC인삼공사전에서 33점을 올린데 이어 2일 KCC전에서도 14점을 넣는 활약을 펼쳤다. 2경기에서 3점슛 7개를 성공시켰다. 이호현도 184cm의 단신임에도 KGC인삼공사전에서 35점을 넣는 괴력을 발휘했다.

경희대에선 김종규(21. 207cm)와 김민구(21·191cm. 이상 3학년)가 두각을 나타냈다. 김민구는 지난달 29일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뛰어난 개인기와 넓은 코트 장악력을 뽐내며 21점 10리바운드로 분전했다.

국가대표로 일찌감치 활약중인 김종규 역시 발목 부상을 안고도 12점 10리바운드 2블록의 수준급 기록을 남겼다. 내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1,2순위를 예약한 후보로서 전혀 손색없는 활약이었다.

고교생 국가대표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던 이종현(18·206cm)도 고려대 유니폼을 입고 처음 나선 공식경기였음에도 부산 KT를 상대로 14점 7리바운드 5블록슛이라는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는 대학교 4학년 선수들이 프로에 진출한 뒤 치러지는 바람에 대학팀의 전력이 완벽하지 못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프로의 벽을 향해 겁없이 부딪혔던 젊은 스타들의 투지는 한국 농구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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