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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사이클링 히트, 그 이후 성적은 어땠을까

정철우 기자I 2015.08.12 09:55:11
테임즈가 11일 목동 넥센전서 시즌 두 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뒤 전준호 코치와 포옹하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NC 테임즈는 한국 프로야구사를 다시 썼다. 사상 첫 한 시즌 2회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테임즈는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경기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안타 부터 홈런까지 모든 기록을 다 달성하는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역대로 사이클링 히트를 두 차례 기록한 것은 지난 2003년에 양준혁이 있었지만 한 시즌에 두 번의 대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없었다.

그러나 테임즈는 현재 진행형 선수다. 한 시즌 두 차례 사이클링 히트에 멈출 선수가 아니다. 그는 여전히 홈런과 타점왕 경쟁을 하고 있으며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40(홈런)-40(도루)에도 도전하고 있다.

테임즈가 지나 온 과거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가 더 궁금하다.

그렇다면 사이클링 히트 기록 작성자들의 그해 시즌 성적은 어땠을까. 사이클링 히트가 성적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도움이 됐을까. 그래서 모아봤다. 1982년 오대석 부터 2014년 오재원의 성적까지.<표 참조>

역대 사이클링 히트 작성자 해당 시즌 성적.
결과는 기대 만큼은 아니었다. 적지 않은 선수들이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한 시즌의 성적이 좋지 못했다. 특히 프로야구 초창기에 그런 경향이 강했다.

첫 사이클링 히트 작성자인 오대석은 그 해 타율을 2할8푼3리로 마쳤다. 빼어난 수비 실력을 바탕으로 골든 글러브를 탔지만 타자로서 오대석은 대단한 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이후 이강돈 부터 강석천 까지, 내리 3할 타율을 밑도는 성적을 남겼다. 타이틀 홀더도 한 명 배출하지 못했다.

사이클링 히트 작성자가 3할 타율을 기록한 것은 6번째인 서용빈에 이르러서야 겨우 첫 기록을 남긴다.

이후로는 성적 면에서 선배들 보다 앞선 모습을 보인다. 1994년 서용빈을 시작으로 1996년 양준혁까지 세 명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특히 양준혁은 그해 타율, 안타, 장타율에서 1위에 오르며 사이클링 히트 작성자로는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을 획득하는 기록을 남긴다. 이후 타이틀 홀더는 2013년 타율왕 이병규가 유일하다.

이후 3할 타자는 제법 나왔지만 타이틀에 다가설 정도의 임팩트는 아니었다. 종합하면 타이틀 홀더 2명, 골든 글러브 6명 배출이 전부다.

신종길(2004년)과 안치용(2008년)은 또 다른 측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신종길은 그해 타율이 2할2푼4리 밖에 되지 않았다. 시즌 끝날 무렵 우천 순연 경기서 세운 기록이었기에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도 못했다. 하지만 타격과 주루에 능한 재능을 가진 선수라는 것을 세상에 처음 알리는 계기가 됐다.

안치용은 그 해가 유일하게 규정 타석을 채운 시즌이었다. 그 역시 재능만은 타고난 선수임을 그 경기를 통해 증명한 바 있다.

이처럼 사이클링 히트는 그 해 시즌 성적을 담보해 주는 보증 수표는 아니다.

그러나 테임즈는 출발 선상 자체가 다르다. 사상 첫 두 번의 대기록을 세웠다. 또한 테임즈도 사이클링 히트가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두 번째 기록 보다는 첫 기록이 더 짜릿했다”는 소감을 밝힌 뒤 “기록은 의식하지 않는다. 그저 매 타석과 공 하나에 집중할 뿐”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기록 선배들의 시즌 성적을 찾아보니 그의 말은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테임즈는 다를 수 있다는 믿음을 안겨주는 울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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