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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울산 현대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켰다.
울산은 30일 울산문수월드컵구장에서 열린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2011~12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이근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울산은 K리그 팀 가운데 유일하게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전날 성남이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에게 패하면서 K리그가 전멸할 뻔한 위기에 놓였지만 울산이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최근 K리그에서 3연패를 당한 울산은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기 위해 초반부터 총력전을 펼쳤다. 전반전에 이근호와 김신욱을 앞세워 가시와의 골문을 두드렸다. 특히 이근호는 전반 18분 골과 다름없는 기회를 잡았지만 아쉽게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울산은 후반 2분만에 다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반대쪽에서 연결된 크로스 패스를 받은 고슬기가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이를 김신욱이 쇄도하면서 다시 머리로 밀어넣었지만 가시와 골키퍼 수게노 다카노리의 선방에 막혀 득점이 되지 않았다.
울산이 그토록 기다렸던 선제골은 후반 9분 김신욱의 머리에서 나왔다. 이근호가 가시와 수비수 사이를 돌파한 뒤 문전으로 크로스 패스를 올린 것을 김신욱이 달려들면서 머리에 정확히 맞혀 골망을 갈랐다. 전반전부터 위력을 발휘한 김신욱의 제공권 공격이 드디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울산은 잇따라 위기를 맞이했다. 후반 21분 골키퍼까지 골문을 비우고 나온 상황에서 가시와의 다나카 준야에게 골과 다름없는 슈팅을 허용했다. 하지만 골라인을 지키던 수비수 곽태휘가 간신히 막아내면서 실점을 모면했다.
하지만 울산은 후반 22분 결국 동점골을 허용했다. 울산 진영 오른쪽에서 가시와의 롱스로인을 도밍게스가 헤딩슛으로 연결해 울산 골문 구석을 뚫었다.
울산은 다시 공격에 고삐를 당겼다. 결국 행운의 자책골 결승골이 터졌다. 후반 26분 오른쪽 측면에서 아웃되는 볼을 이호가 간신히 살려낸 것이 일본 수비수 곤도 나오야의 발에 맞고 가시와의 골라인을 살짝 넘어간 것.
울산 선수들은 골이 들어간 줄도 모르고 있다가 주심의 신호를 보고는 뒤늦게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기세가 오른 울산은 후반 42분 이근호가 추가골을 터뜨리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수비수 사이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그대로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려 골문을 열었다. 이근호의 탁월한 득점 감각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 가시와의 다나카에게 다시 만회골을 허용해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살라 한 골차 리드를 지켜내면서 천금같은 승리를 맛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