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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임재범 "노래는 내 숙명" [종합]

윤기백 기자I 2022.09.07 17:17:47

7년 공백 깨고 정규 7집 완성
'아버지 사진' 등 담긴 3막 공개
"계속된 아픔에 노래 그만둘 뻔"
"팬 성원·딸 응원에 복귀 용기 내"

임재범(사진=블루씨드컴퍼니)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제게 노래는 숙명입니다.”

7년 만에 정규 7집을 세상에 내놓은 가수 임재범이 음악에 대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임재범은 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정규 7집 ‘세븐 콤마’(SEVEN,)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힘들었던 지난 7년 동안 노래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무척 컸다”며 “다른 길로 가볼까 생각도 했지만 결국은 이렇게 마이크를 잡고 또 노래를 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가야 할 일은 다른 것 같다”고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너를 위해’, ‘비상’, ‘고해’ 등 다수의 곡을 히트시킨 임재범은 2015년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을 낸 뒤 종적을 감췄다. 아픈 마음을 추스르느라 음악 활동을 다시 펼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2017년엔 아내가 암투병 끝 세상을 떠났고, 2020년에는 부친상을 당했다. 그런 임재범이 아픔을 딛고 일어나 7년 만의 신보인 정규 7집 ‘세븐 콤마’를 세상에 내놨다.

임재범은 “그동안은 노래들을 원하는 대로 쉽게 부를 수 있었고, 녹음실에 가는 것이 기쁨이었다”며 “하지만 7집을 녹음할 땐 ‘이 노래를 잘할 수 있을까’, ‘이 감정을 낼 수 있을까’란 두려움으로 녹음실에 갔었던 것 같다”고 소회했다. 이어 “힘든 작업이었지만, 앨범 작업을 잘 마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앞으로는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임재범은 지난 7년간 음악도 듣지 않고 스스로를 가뒀다고 했다. 임재범은 “누군가는 7년 동안 나타나지 않을 이유가 있겠냐고 하시지만, 상처라는 게 쉽게 지워지지 않더라”면서 “아픔이 자꾸 떠오르고, 그걸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써봤지만 또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사람도 만나지 않고 음악 자체도 듣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점점 가두게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임재범(사진=블루씨드컴퍼니)
그런 그를 다시 세상에 나오게 한 것은 팬들이었다. 임재범은 “어느 날 보니 팬분들이 끊임없이 글을 써주시더라”면서 “팬분들을 위해 다시 선물을 드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어렵게 마음을 다잡고 정규 7집 ‘세븐 콤마’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사랑하는 딸도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임재범은 “딸내미한테 친구처럼 대하는 편인데, 딸에게 녹음이 잘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니까 ‘아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잖아’라고 해 줬다”면서 “내 아빠라서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는 절대 안 하더라. 하지만 ‘아빠 지금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 줘 녹음할 때마다 힘을 냈다”고 했다.

‘세븐 콤마’ 3막에는 ‘아버지 사진’, ‘내가 견뎌온 날들’, ‘너란 사람’이 담겼다. ‘아버지 사진’은 상처와 갈등의 시간만을 보내며 미워한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느끼는 자식의 복잡한 마음을 담은 곡이다. ‘내가 견뎌온 날들’은 누구나 겪는 이별 후 여러 가지 생각과 마음을 담은 노래다. ‘너란 사람’은 임재범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가장 소중하고 애틋한 사람, 딸에 대한 마음을 담았다.

임재범은 ‘아버지 사진’에 대해 “이별이란 것은 미움을 덮더라.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봤을 때 마음이 무너졌다”며 “미운 사람을 떠나보냈다기보단 ‘이젠 이 세상에 내 아버지가 없구나’란 생각에 외로움, 죄송함 등 복잡한 마음이 들더라. 그런 감정들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내가 견뎌온 날들’에 대해서는 “저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이 정말 많지 않나. 언젠가는 저세상에서라도 만나게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너란 사람’에 대해서는 “제 딸과 팬분들에 대한 내 마음을 담은 곡”이라며 “팬분들이 있어 내가 있고, 팬분들이 있어 내가 살아갈 이유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임재범(사진=블루씨드컴퍼니)
끝으로 임재범은 “앞으로 무엇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주어진 것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갈 것”며 “이 앨범을 통해 팬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이 또한 지나가리다’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힘든 시간은 언젠가 다 지나갈 것이란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임재범은 7일 오후 6시 정규 7집 ‘세븐 콤마’의 3막 ‘기억을 정리하며...’를 발매한다. ‘세븐 콤마’란 앨범명은 7년의 공백을 표현하는 중의적 의미의 ‘SEVEN’과 이제 쉼을 멈추고 비로소 숨을 쉬며 전진하겠다는 ‘,’(콤마)를 더해 만들었다.

3막 ‘기억을 정리하며...’는 2막에서 얻은 빛의 희망을 들고 가족의 상징이자 상처이기도 했던 집으로 다시 돌아와 창을 열고, 지난 시간들의 모든 감정과 기억들을 돌아보며 버릴 감정과 간직할 마음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타이틀곡 ‘아버지 사진’을 비롯해 ‘내가 견뎌온 날들’, ‘너란 사람’이 수록됐다.

이로써 임재범의 ‘세븐 콤마’는 프롤로그곡 ‘위로’와 1막 ‘집을 나서며...’, 2막 ‘빛을 따라서...’, 3막 ‘기억을 정리하며...’, 그리고 에필로그곡 ‘홀로 핀 아이’와 보너스 트랙 ‘우주의 전설’(Acoustic.Ver), ‘어나더 라이프’(메모리즈...속으로.Ver)까지 총 13곡이 담긴 뮤지컬과도 같은 앨범으로 완성됐다.

임재범은 오는 10월 29~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개최하며 전국투어 콘서트의 포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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