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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톱랭커들, 아놀드 파머 대회 줄불참...찬반 논란 고조

조희찬 기자I 2017.03.15 15:16:11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 연습라운드가 끝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베이힐 코스에 아놀드 파머 동상이 조명을 받으며 전시돼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가 골프의 부흥기를 이끌었다면, 최근 타계한 아놀드 파머는 그 기초를 닦은 인물이다.

16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은 파머가 지난해 9월 87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후 처음 치러지는 대회다. 이 대회는 1979년 파머가 직접 개최했고 2007년부터 대회명에 아예 그의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올해는 위상이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톱랭커들이 대거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1~9위 선수 중 4명이 불참한다. 상위 25명 중 14명이 이번 주 대회를 건너뛴다.

심지어 미국 선수들도 대거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호주 국적의 애덤 스콧(37)은 차치하더라도 미국 국적의 톱 랭커이자 투어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더스틴 존슨(33), 조던 스피스(24), 필 미컬슨(47)의 불참 선언은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이들도 이유는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일정이다. 이 대회는 선수들이 꼭 참가해야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과 다음 주 열리는 WGC 델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 사이에 껴 있다. 3주 뒤에는 ‘꿈의 무대’ 마스터스가 열린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도 논란이 됐던 ‘돈’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파머 인비테이셔널에는 총상금 870만 달러가 걸려있다. 메이저대회보다는 약간 부족하지만 상금을 핑계로 불참할 만큼 적은 액수는 아니다.

빌리 호셜(31·미국)은 자신의 트위터에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불참하는 선수들의 선택이)실망스럽다”며 “일정 문제는 이해하지만 이번 대회는 AP(아놀드 파머) 없이 치르는 첫 대회다. 파머가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의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남겼다.

선수들의 선택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래엄 맥도웰(38·북아일랜드)은 “이번 대회에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면서도 “(불참하는)선수들은 항상 파머를 존경한다. 대회에 참여하는 게 더 큰 존경심을 나타내는 방법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안 폴터(41·잉글랜드) 역시 “누가 참가하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자”며 “베이힐 코스가 모든 사람과 맞는 것은 아니다. 불참하는 선수들이 이 대회에 나오지 않는다고 파머를 존경 안하는 것은 아니다”고 거들었다.

골프장 밖은 시끄럽지만 대회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28·북아일랜드)는 15일 자신의 SNS에 파머에게 받은 편지를 공개하며 파머와 추억을 공유했다.

파머 혼자 맡던 대회 호스트에는 피터 제이컵슨(63), 커티스 스트레인지(62·이상 미국) 등 2명의 원로 골퍼와 맥도웰, 안니카 소렌스탐(47·스웨덴)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 중에선 왕정훈(22), 안병훈(26), 노승열(26), 김시우(22)가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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