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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슬'부터 '힘내'까지, 26일 광화문에서 울려 퍼진 노래들

이정현 기자I 2016.11.27 07:00:00
가수 안치환(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11월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150만 명(주최측 추산)의 시민은 하나의 목소리를 냈다. 촛불과 ‘박근혜 퇴진’ 손팻말을 든 이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준 건 노래다. 저항의 의미가 담긴 ‘아침이슬’부터 ‘힘내!’ 그리고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까지. 이날 촛불집회에서 울려 퍼진 노래들을 꼽았다.

△안치환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

출발은 가수 안치환이 했다. 그는 “음악인생에서 가장 귀중하고 소중하며 아름답고 부담스럽지만 영광스런 무대에 섰다”며 “전 세계에서 봐왔던 그 어떤 바다보다도 아름답고 평화롭고 숭고하고 엄격한 이 촛불의 바다가 제 눈앞에 펼쳐져 있다”며 감격했다. 이어 자신의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로 개사해 불렀다. ’자유’ ‘광야에서’ 등을 불렀다.

△양희은 ‘아침이슬’

이날 열린 촛불집회의 하이라이트는 가수 양희은의 등장이다. 그의 출연은 사전에 공개되지 않았다. 집회가 절정에 달한 8시 즈음 무대에 올랐다. 빨간 뿔테 안경에 목도리를 한 그는 ‘아침이슬’부터 ‘희망의 나라로’ ‘상록수’까지 불렀다. 마이크를 둔 손에는 촛불을 함께 쥐었다. ‘아침이슬’은 70년대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곡이다. 이를 기억하는 150만 명의 시민은 촛불을 양쪽으로 흔들며 곡을 따라 불렀다. 노래가 끝난 후 양희은은 별다른 멘트없이 무대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곡의 의미가 남달랐던 만큼 여운이 한참 동안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수많은 집회 참가자들이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노브레인 ‘젊은 그대’

집회 현장에는 10~20대 젊은 층의 참여 비율이 높았다. ‘청소년 연대’ 등의 깃발을 든 청소년층도 상당수 눈에 띄었는데 촛불집회를 축제처럼 즐겼다. 무대에 오른 록밴드 노브레인은 이들을 위한 곡을 준비했다. ‘젊은 그대’다. 보컬 이성우는 “우리가 (현장에 모인)여러분을 위해 드릴 것은 노래밖에 없다”며 “신나게 즐겨봅시다”며 열창했다. 이 곡은 응원가 등으로 자주 불린다. 노브레인은 이 곡 외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하야가’와 ‘아름다운 세상’ ‘비와 당신’ 등을 불렀다.

△소녀시대 ‘힘내!’

걸그룹 소녀시대는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의 곡은 매주 열리는 집회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26일 집회에는 곡 ‘힘내!’가 깜짝 등장했다. 주최 측이 전 세계에서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 현장을 영상으로 전하며 배경음악으로 썼다. 또 소녀시대의 데뷔곡인 ‘다시 만난 세계’는 촛불 집회의 상징과도 같다. 최경희 이화여대 전 총장에 맞섰던 학생들이 경찰과 대치한 상태에서 부른 후 이번 집회에도 계속 울려 퍼졌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오후 8시, 1분여간 이어진 소등 행사가 끝난 후 현장의 시민은들 촛불을 켜며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불렀다. 이곡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곡이다. 진실을 밝혀달라는 염원과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겼다. 민중가요 작곡가인 윤민석이 작사, 작곡했다. 대중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대통령의 7시간을 다룬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 말미 배경음악으로 삽입해 관심을 샀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제5차 촛불집회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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