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래퍼들 발걸음 ‘쇼미’로
가요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음악 페스티벌을 비롯한 공연 무대가 사라진 상황이 래퍼들의 발걸음을 힙합 팬들의 이목이 쏠리는 ‘쇼미더머니10’으로 향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래퍼의 매니지먼트 담당자는 “주 수입원인 공연과 행사가 사라지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래퍼들이 많아졌다. 힙합 소재 웹 콘텐츠는 늘어났으나 큰 수입을 가져다주진 않는다”며 “간간이 있는 공연 섭외도 인기 래퍼들에게만 쏠려 힙합신 내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화됐다”고 말했다.
◇제2의 릴보이·원슈타임 꿈꾸며
지난해 방영한 시즌9의 대성공도 지원 열기에 불을 붙였다. 이전 시즌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종영한 터라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았으나 막상 뚜껑이 열리고 보니 열기가 대단했다. ‘VVS’, ‘내일이 오면’ 등 경연곡들이 주요 음원차트를 휩쓸었고 프로그램은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 예능 부문에서 1위에 등극했다.
스타덤에 오른 참가자도 많았다. 우승자 릴보이를 비롯해 원슈타인, 머쉬베놈 등 지난 시즌 화제의 참가자들은 프로그램 종영 이후 예능과 광고 분야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며 코로나19 여파로 찬바람이 부는 와중 따듯한 나날을 보냈다.
시즌9이 흥행에 성공한 데다가 10번째 시즌을 맞아 Mnet이 프로그램에 대한 대대적 투자를 예고하면서 래퍼들의 지원 열기가 한층 더 달아올랐다. Mnet은 ‘디 오리지널’이라는 콘셉트 아래 방송, 온라인, OTT를 넘나드는 ‘10주년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우승자에게는 우승 상금, 앨범 제작, 초호화 뮤직 비즈니스 지원 혜택 등을 포함한 총 3억원의 혜택을 안길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시즌에는 유명 래퍼들도 대거 지원했다. 산이, 베이식, 쿤타, 던밀스, 자메즈, 조광일 등 이미 힙합신에서 자리를 잡은 래퍼들이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놓았다. 산이는 ‘쇼미더머니’ 시즌3, 4에서 프로듀서로 출연한 바 있고 베이식은 시즌4 우승자 출신이라 눈길이 간다. 지난 시즌에도 비슷한 풍경이 연출된 바 있다. 당시 시즌3, 4, 7 프로듀서였던 스윙스가 참가자로 나섰으며 우승자인 릴보이는 시즌4에서 경연무대까지 올랐던 경력자였다.
유명 래퍼들의 참가는 ‘쇼미더머니’의 지향점과 프로그램을 대하는 래퍼들, 그리고 시청자들의 인식이 모두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예다. 애초 ‘쇼미더머니’는 출발 당시 오디션 성격이 강했다. 프로듀서들이 일종의 멘토가 되어 신인급 래퍼들을 끌어주며 성장을 돕는 전개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쇼미더머니’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오디션이 아닌 계급장 떼고 실력을 겨루는 랩 게임장으로 변모했다. 이런 가운데 ‘쇼미더머니’를 존재감을 다시 알릴 기회로 삼는 유명 래퍼들이 늘어났고 시청자들은 그들의 참가를 프로그램의 재미를 높이는 요소로 받아들이는 추세다. ‘쇼미더머니10’이 신구 래퍼가 모두 몰려 2만7000명이라는 역대급 인원이 경쟁하는 시즌이 된 이유다.
한편 시즌10 프로듀서로는 그레이-송민호, 자이언티-슬롬, 염따-토일, 개코-코드쿤스트가 나선다. 올해 히트 웹예능 ‘머니게임’에 출연해 근황을 알린 육지담, 고(故) 배우 최진실의 아들로 잘 알려진 최환희(지플랫),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을 통해 개그 인생에 변곡점을 맞은 개그맨 김민수(임플란티드 키드) 등 화제성 높은 참가자들의 출연도 예고돼 기대를 모은다.
Mnet은 시즌10 첫방송에 앞서 역대 시즌을 돌아보는 ‘쇼미더머니 더 히스토리’, 기존 참가자들의 속풀이 토크쇼 ‘리와인드’, 경연곡 재해석 콘텐츠 ‘리-벌스’ 등을 선보이고 있다. 10월에는 10주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하는 시트콤 ‘이머전시’를 티빙을 통해 론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