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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가요 결산①]'0부터 42만까지'...숫자로 돌아본 가요계

양승준 기자I 2008.12.16 13:52:02
▲ 그룹 동방신기 가수 비 그리고 그룹 빅뱅(사진 맨 위부터)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올 가요계는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뉘어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한 해였다.
 
상반기에는 산울림의 김창익과 두 명의 젊은 가수가 사고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고, 음반 시장의 불황 속 음원 유출 사고가 잇따라 가수들의 창작 의욕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하지만 하반기 가요계는 서태지, 동방신기, 빅뱅, 비, 이효리, 신승훈 등 연이은 가요계 별들의 컴백으로 축제의 장을 방불케 했다.
 
이처럼 다사다난했던 2008 가요계를 숫자로 정리해 봤다.

◇ 0

올 한해 여가수들은 유독 음반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인터넷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 한터차트에 따르면(2007.12.15~2008.12.13) 올 한 해 음반판매 10만장을 돌파한 여가수는 단 한 팀도 없었다. 음반 판매 톱 10을 모두 남자 가수가 꿰찬 것이다.

동 차트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정규 4집 ‘주문-미로틱’을 발매한 동방신기가 33만 여장의 판매고(소속사 자체 집계 47만장)를 기록하며 음반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선 빅뱅(‘스탠드 업’), 서태지(‘아토모 파트 모아이’), 브라운아이즈(‘투 씽즈 니디드 포 더 세임’), 비(‘레이니즘’), 빅뱅(‘리멤버’), 김동률(‘모놀로그’), SG워너비(‘라라라’), 에픽하이(‘피시스 파트 원’), MC 몽(‘쇼즈 저스트 비건’) 등이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 1

동방신기의 위력은 대단했다. 동방신기는 컴백과 동시에 음반산업협회와 한터차트 등 각종 음반판매량 집계 차트를 석권하는 저력을 과시해보였다. 동방신기 소속사 자체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발매한 동방신기의 정규 4집 ‘주문-미로틱’은 11월 30일까지 47만 여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4년 48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한 서태지 7집 이후 최다판매량이다. 이번 동방신기가 세운 기록은 지난 2007년 최다음반판매량이 19만장에 불과했고, 올해 특히 극심해진 가요계 불황 상황을 고려할 때 더욱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 알렉스 서인영 크라운제이 이승기 MC몽(사진 왼쪽부터)


◇ 2

올 가요계는 ‘일거양득’ 가수나 그룹들이 유독 많았다. 새 앨범을 내고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수와 엔터테이너로서의 인기를 동시에 거머쥔 가수들이 많았고, 그룹 내 유닛 활동을 통해 개인과 그룹의 인기를 동시에 얻은 팀도 다수에 달했다.

서인영과 알렉스, 크라운제이는 MBC 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 ‘우리 결혼했어요’의 코너에 출연해, 이승기와 MC몽은 KBS 2TV ‘해피선데이’ ‘1박2일’에 출연해 올 한 해 가수와 예능인으로 더욱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또 인기 아이돌그룹의 유닛 활동도 단연 두드러진 한 해였다. 소녀시대 멤버 윤아와 태연은 각각 연기와 솔로 활동을 병행하며 대박 행진을 이었고, 빅뱅의 태양과 탑도 각각 솔로앨범과 연기 활동으로 활발한 유닛활동을 펼쳐 팬층을 넓혔다.
 
▲ 고 임성훈 김민수

◇ 4

창천벽력과도 같은 사망 소식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 1월 산울림의 드러머인 김창익이 제설 작업 도중 캐나다에서 사망했고, 4월에는 혼성 3인조 댄스그룹 거북이의 리더 故 임성훈이 심근 경색으로 향년 38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또 남성 보컬 듀오 ‘먼데이키즈’의 김민수는 같은 달 29일 교통사고로 숨을 거뒀으며, 지난 1일에는 남성 5인조 보컬그룹 엠스트리트 멤버 이서현(본명 이종현)이 자살해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 9

올 한 해 누구보다 값진 성공을 거둔 동시에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던 ‘구사일생’ 가수도 있다. 바로 김장훈과 이효리가 그 주인공. ‘기부천사’ 김장훈은 지난 6월 서해안 페스티벌 도중 무대 위에서 실신해 팬들의 우려를 샀으나 병상을 딛고 일어나 전국 소극장 공연을 돌며 건재함을 알렸다. 또 지난 6일에는 충남 보령에서 공연 중 실신으로 못다 이룬 서해안 페스티벌을 성대하게 다시 마무리해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유 고 걸’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가요계 섹시퀸 이효리도 시련이 끊이지 않았다. 이효리는 지난 7월 3집 ‘잇츠 효리시’ 발매 전부터 의상 스타일과 ‘유 고 걸’ 뮤직비디오가 표절 시비에 휩싸이며 도마 위에 올랐고 한 재벌남 최 모씨와 열애설에 휩싸이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효리는 이 모든 악재를 딛고 화려하게 3집 활동을 마무리, 올 연말 댄스 여가수로는 최초로 단독 콘서트를 기획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 가수 이효리


◇ 18

올 가요계의 18번은 단연 피처링과 리메이크 열풍을 들 수 있다.

마이티 마우스와 H-유진, 원투는 유명가수의 피처링으로 이름을 알린 대표적인 그룹. 특히 마이티 마우스는 ‘사랑해’에서 윤은혜를 시작으로 제이제이(JJ), 개그우먼 신봉선, 신인가수 주(JOO), 솔비, 개그우먼 박경림, 거미, 한가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예인들의 지원 사격을 받았다. 또 최근 발매한 정규 1집 ‘에너지’에서도 원더걸스 선예, 솔비, 호란 등의 여가수와 호흡을 맞춰 음악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MC 몽도 정규 5집 ‘쇼즈 저스트 비건’에서 박정현•빅마마 등의 피처링으로 화제를 모았다.

리메이크 열풍도 빼놓을 수 없는 가요계 18번이었다. 쥬얼리는 이탈리아 가수 인그리드가 발표한 ‘원 모어 타임’을 리메이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렸고, 이승기는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vol.2’라는 리메이트 앨범을 발매해 '여행을 떠나요' '추억속의 그대' '다 줄거야' 등을 히트시키며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또 플라이 투 더 스카이도 ‘리콜렉션’이란 앨범을 발매해 전람회의 ‘취중진담’, 패닉의 ‘달팽이’ 등 히트곡들을 그들의 보컬톤에 맞게 리메이크 했고, 올 초에는 박혜경이 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사이’ 리메이크 곡들이 수록된 ‘여자가 사랑할 때’라는 앨범을 내 인기를 끌기도 했다.  

◇ 69

남녀의 체위를 묘사할 때 쓰이곤 하는 숫자 69. 가사 선정선 논란도 올 가요계 빼 놓을 수 없는 이슈 중 하나다. 비와 동방신기는 지난 10월 보건복지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로부터 각각 ‘레이니즘’과 ‘미로틱’의 가사가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청소년 유해 매체 판정을 받았다.

비의 경우는 ‘레이니즘’ 속 ‘매직 스틱’과 ‘바디 쉐이크’가 문제가 됐고, 동방신기는 특정어보다 ‘한 번의 키스와 함께 날이 선 듯한 강한 이끌림, 두 번의 키스 뜨겁게 터져버릴 것 같은 네 심장을, 너를 가졌어(중략), 아이 갓 유 언더 마이 스킨’(I got you Under my skin) 등 전체적인 분위기가 선정적인 것이 문제로 지적돼 위와 같은 판정을 받았다. 특히 동방신기의 경우 청소년 보호위원회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 가수 서태지 신승훈 김건모

◇ 90

가요계가 타임머신을 탄 걸까. 올 한 해는 1990년대를 주름잡았던 서태지 김건모 신승훈 등이 연이어 컴백해 눈길을 끌었다. 8집 싱글 ‘아토모 파트 모아이’로 20만 여장의 판매고를 기록한 서태지는 티저 프로젝트 등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내며 건재함을 알렸고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은 모던록에 도전, ‘라디오 웨이브’란 미니 음반을 내고 새로운 도전을 알렸다. 하지만 신승훈과 김건모의 새 음반은 음악적으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음반 판매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해 격세지감을 실감케했다.

◇ 140

고 터틀맨(임성훈)은 떠났지만 그의 음악은 영원했다. 음악 방송횟수 조사기관 에어모니터에 따르면(2008.1.1~12.12) 올 한해 지상파 방송에서 가장 많이 방송된 곡은 혼성그룹 거북이의 ‘못말리는 결혼’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못말리는 결혼'은 총 140회 전파를 타 1위에 올랐다.

◇ 42만

올 공연계 일일 최다 관객 동원은 단연 ‘가왕’ 조용필의 콘서트였다.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은 조용필은 지난 5월 24일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어 4만 2천여 관객을 그의 음악 아래 집결시키는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

공연 기획사 옐로우 나인 관계자는 “우리나라 가수 가운데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 수 있는 사람은 조용필과 나훈아 정도 밖에 없을 것”이라며 가수로서 조용필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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