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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턴리그(SK, 삼성, 두산, 넥센)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8-8 동점이던 9회말에 터진 황재균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웨스턴리그LG, KIA, 넥센, 한화)에 9-8 역전승을 거뒀다.
올스타전에서 끝내기 안타로 승부가 가려진 것은 1987년 7월 5일 사직구장 김광수(당시 OB)의 끝내기 안타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황재균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이스턴리그는 22승12패의 우위를 이어갔다.
올스타전은 의외의 난타전으로 전개됐다. 선발로 나선 김광현과 류현진이 전력투구 보다는 쉽게 맞춰잡으려다 난타당했기 때문이었다.
웨스턴리그는 1회초에만 무려 11명의 타자가 나와 6안타 2볼넷 6득점을 뽑았다. 올스타전 역대 한 이닝 최다타석, 최다득점 신기록이었다.
이날 이스턴리그 선발 김광현의 구위는 정규시즌에 보여준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제대로 컨디션 조절을 하지 못한 흔적이 역력했다.
김광현은 선두타자 이용규를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이대형에게 중견수 옆을 꿰뚫는 2루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이후 김태완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한 김광현은 최희섭에게 2타점 2루타, 강정호에게 중전 적시타, 정성훈에게 우익수 앞 2타점 적시타를 잇따라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1번부터 9번까지 9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무려 6실점을 내주자 이스턴리그 투수코치를 맡은 선동열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김광현을 교체했다. 그나마 카도쿠라가 구원으로 나와서 후속타자들을 잘 막아 추가실점을 막았다.
곧바로 1회말 등판한 웨스트리그 선발 류현진도 피차일반이었다. 1사후 김현수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류현진은 '최다득표 감사'라고 쓰인 특별 유니폼에 덥수룩한 수염을 달고 나온 홍성흔에게 투런홈런을 맞은데 이어 가르시아에게 마저 백투백 홈런을 내줘 실점을 3점으로 늘렸다.
웨스턴리그는 3회초 1사 2,3루 찬스에서 정성훈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해 8-3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이후 웨스턴리그는 선발 류현진(2이닝 3실점)에 이어 이동현 봉중근 손영민 양현종이 무실점 행진을 펼쳐 여유있게 승리를 지키는 듯 했다.
하지만 이스턴리그는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7회말 공격에서 3연속 타자 홈런을 터뜨리며 단숨에 동점을 만들었다.
시작은 양준혁이었다. 원래 올스타에 뽑히지 못했지만 박정권(SK)의 발목부상으로 경기 전날 급히 올스타전에 합류하게 된 양준혁은 7회말 1사 1,2루에서 상대 투수 금민철로부터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홈런을 터뜨렸다.
홍성흔과 가르시아가 잇따라 홈런포를 쏘아올려 단숨에 5점차 열세를 따라붙었다. 홍성흔, 가르시아는 1회말에 이어 이 날만 두 번이나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결국 이스턴리그는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이스턴리그는 홍성흔의 내야 땅볼 때 나온 상대 2루수 김민우의 송구 실책과 가르시아의 좌익수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무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웨스턴리그는 마지막까지 승리를 포기하지 않았다. 올스타전임에도 진갑용을 고의사구로 내보내는 선택을 했다. 결코 그냥 패하지 않겠다는 코칭스태프의 의지가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무사 만루에 등장한 타자는 황재균. 황재균은 불과 며칠전까지 팀동료였던 손승락으로부터 좌측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황재균으로선 웨스턴 올스타 베스트10에 뽑히고도 트레이드 되는 바람에 이루지 못했던 올스타전 첫 선발출장의 꿈을 단숨에 만회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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