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월드컵` 빼고 또 뭐가 있나?

김용운 기자I 2010.07.12 19:04:45

한국·스페인 수교 60주년 `언어의 그늘·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 소장품전` 개최

▲ `언어의 그늘-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 소장품 전`에 출시된 작품들(사진=국립현대미술관)

[이데일리 SPN 김용운 기자] 이제 `스페인`하면 투우의 나라가 아니라 월드컵 우승팀으로 기억될 것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네덜란드를 꺾고 마침내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의 영예를 안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페인은 단지 투우와 축구의 나라만은 아니다. 좌파와 우파 사이의 내전으로 20세기 초 격랑을 겪었고 이후 프랑코 군부독재로 민주주의가 탄압받았다. 이런 가운데 체제를 비판하는 현대미술의 역동적인 작품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한국과 스페인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국립현대미술관과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언어의 그늘,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 소장품 전`(이하 언어의 그늘 전)은 한국인들에게는 낯선 스페인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전시회다.

이번 `언어의 그늘 전`에는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브루타에스, 타피에스 등 1960년대 이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63명의 작가가 언어(language)를 주제로 한 회화, 조각 등 전통적인 미술 장르뿐만 아니라 설치, 영상 등 실험적인 매체를 포함한 총 138점의 작품을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스페인에서 공수해온 138점의 작품들을 `시, 출발의 선`,` 쓰기를 향하여`, `정치와 표현의 장`,`미디어의 힘`, `연극과 극장` 외 8개의 소주제로 분류해 현대미술에서 언어가 미술의 다양한 양식과 어떻게 만나 소통하는지 관객들이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중에는 `고도를 기다리며`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사무엘 베케트의 실험미술 필름도 소개되며 1970년대 미디어가 여성성을 왜곡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미국작가 조앤 조너스의 작품도 전시된다.

특히 `정치와 표현의 장`에서 전시되는 호안 리바스칼과 프란세스크 토레스의 작품은 프랑코 독재 시절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중에는 축구를 통해 우민화 정책을 쓴 프랑코 독재정부를 풍자한 작품들도 있어 스페인의 남아공 월드컵 우승과 겹쳐지며 남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은 바르토메우 마리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 관장은 “‘언어가 예술작품을 통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는가’라는 의문점을 가지고 전시를 보면 더 흥미로울 것”이라며 “현대미술은 `언어`처럼 어렵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 1995년 세워진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은 레아나 소피아 미술관, 프라도 미술관과 함께 스페인을 대표하는 미술관 중 하나다. 특히 연대기보다는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소장품을 수집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언어의 그늘전`은 13일부터 오는 10월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제1전시실과 중앙홀에서 열린다. 중앙홀에는 리타 맥브라이드가 투우장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이자 거대한 관람석인 '아레나'가 설치돼 관객들의 편의와 전체 전시의 이미지를 대표한다. 관람료는 5000원. 스페인 대사관이 후원하고 한진해운이 협찬했다. 문의 (02)2188-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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