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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일색’ 클린스만호, 이번엔 같이 웃자... 사우디와 16강전 [아시안컵]

허윤수 기자I 2024.01.30 16:40:38

오는 31일 오전 1시 사우디와 아시안컵 16강전
거듭된 졸전 속 기대감은 우려와 비판으로 바뀌어
뒤가 없는 토너먼트에선 달라진 모습 보여야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득점 기회를 놓친 손흥민이 얼굴을 감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따가운 눈초리를 받는 클린스만호가 반전의 서막을 알릴 수 있을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64년 만에 우승을 외친 클린스만호를 보는 시선은 기대가 가득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이 건재한 데다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이 급성장하며 화려한 선수단을 자랑했다.

이번만큼은 되풀이됐던 우승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을 거란 자신감이 가득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클린스만호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바레인을 꺾었으나 경기력 면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아쉬움조차 사치였다. 이후 벌어진 요르단, 말레이시아전에선 졸전 끝에 무승부에 그쳤다.

대표팀 선수들이 실점 후 허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점 후 손흥민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23위의 한국은 바레인(86위), 요르단(87위), 말레이시아(130위)와의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또 매 경기 실점하는 등 3경기에서 무려 6골을 내줬다. 16강 진출국 중 인도네시아와 함께 최다 실점 팀이다.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 반복되자 많은 비판이 클린스만호를 향했다. 부진한 모습을 보인 일부 선수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러자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나서서 “선수들을 흔들지 말고 보호해달라”라고 간청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팬이 온라인에서 조금 선을 넘는 발언을 하는데 옆에서 지켜보기에 안타깝다”라며 “선수들은 (팬들이 원하는 경기력에)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도 거세다. 뚜렷한 전술이 보이지 않는 모습에 말레이시아전에선 실점 직후 웃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또 취재진에게 결승까지 숙소를 예약하라는 경기력과 동떨어진 말을 하기도 했다.

사우디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선 클린스만 감독 웃음의 의미를 묻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85%의 점유율, 30개 가까운 코너킥을 얻고도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했고 불안하던 부분이 실점으로 이어져서 그런 웃음이 나왔다”라며 “사우디를 존중하고 우린 승리에 목말라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클린스만 감독은 혼자가 아니라 축구 팬들과 함께 웃어야 한다. 토너먼트 일정이 시작되기에 단 한 번의 패배도 허락되지 않는다. 외나무다리 승부이자 클린스만 감독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한국이 16강에서 만날 사우디는 FIFA 랭킹 56위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서 2승 1무 F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3경기에서 4골을 넣었고 1골만 내줬다. 1골로 페널티킥에 의한 실점이었다.

살림 알다우사리를 중심으로 한 측면 공격이 위협적으로 평가되나 최전방의 득점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또 세트 플레이 상황에서 제공권이 그리 돋보이지 않는다. 손흥민, 이강인 등 킥 능력이 좋은 선수와 조규성(미트윌란), 김민재, 김영권(울산HD)의 높이를 앞세워 공략해야 할 포인트다.

여기에 부상에 신음했던 주축 선수도 돌아왔다. 황희찬과 김진수(전북현대)가 말레이시아전을 통해 예열을 마쳤다. 공격과 수비에 모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한국 대표팀이 말레이시아에 실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요르단과 경기에서 전반 손흥민이 파넨카 킥으로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넣고도 어려움을 겪었다. 대회 내내 수비가 불안한 만큼 선제골 이후 실점 없이 추가 득점으로 달아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다.

수비진을 이끄는 김영권은 사우디전을 앞두고 “토너먼트에서 그렇게 실점하면 결과에 영향이 있다”라며 “모든 선수가 대량 실점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라고 수비 집중력을 강조했다.

한편 한국과 사우디의 상대 전적은 5승 8무 5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룬다. 한국은 2008년 8월 이후 약 19년 동안 사우디에 패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에도 조규성의 결승 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클린스만호 출범 후 6경기 만에 거둔 첫 승리기도 했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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