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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국 7년 tvN의 2013년 7대 과제, “패밀리로 통하라”(인터뷰)

강민정 기자I 2013.07.22 14:07:12

'응답하라 1994'와 '빠스껫 볼'로 중장년층 포섭 계획
'꽃보다 할배'로 3040 여성시청자 유입 성과
가족형 시트콤 '감자별'로 새로운 시간대 개척
'후아유', '환상거탑'으로 기존의 tvN색도 잃지 않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tvN의 주력 프로그램이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97’(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과 군디컬드라마 ‘푸른거탑’, 새 월화 미니시리즈 ‘후아유’와 올초 종방된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케이블채널 tvN이 오는 10월 개국 7주년을 맞는다. ‘킬러 콘텐츠’의 연이은 탄생에 매체 인지도가 높아졌고 영향력도 커졌다. 지난 2011년 4개 종합편성채널의 신생으로 더욱 치열해진 ‘케이블 가구 시청률’ 경쟁 구도는 오히려 득이 됐다. ‘이웃집 꽃미남’, ‘닥치고 꽃미남 밴드’, ‘꽃미남 라면가게’ 등 ‘꽃미남 시리즈’로 평일 오후 11시 시간대 드라마 시장을 넓힌 tvN은 지난해 ‘응답하라 1997’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이후 방송된 ‘나인’, ‘연애조작단; 시라노’ 등은 시청률 2%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왔다. ‘tvN은 믿고 볼 수 있는 케이블채널’이란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

예능프로그램도 성장을 반복했다. 때론 참신한 콘텐츠로, 때론 절묘한 조합의 장르 개척으로 시청자들에게 tvN의 차별성을 어필했다. 개국부터 함께한 ‘막돼먹은 영애씨’는 현재 시즌 12가 방송되고 있다. 직장 드라마의 정석이라는 ‘막돼먹은 영애씨’는 tvN의 ‘넘버 원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간판 프로그램이다. ‘푸른거탑’ 시리즈는 현재 군대 프로그램의 인기를 높인 시초다. ‘코미디 빅리그’는 지상파 TV에서도 사라져 간 공개 녹화 개그 프로그램의 명맥을 유지하며 ‘코미디 르네상스’를 꾀한 중심에 있다.

CJ E&M은 올해 tvN 개국 7주년을 맞아 ‘패밀리 중심’이라는 새 과제를 화두에 던진다. 현재 방송 중인 혹은 방송될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 연령층을 10대 자녀 세대부터 60대 조부모 세대까지 넓히겠다는 각오다. 이덕재 CJ E&M tvN 콘텐츠기획국장은 최근 이데일리 스타in과 인터뷰에서 “기존의 tvN 채널이 주력헀던 20~49세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10세 위와 아래까지 포섭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며 “7주년 타이밍에 맞게 그 취지에 부합할 프로그램도 7개다”고 강조했다. 이덕재 국장이 언급한 ‘7주년 7개 프로젝트’를 정리했다.

오는 9월께 방송 예정인 드라마 ‘빠스껫 볼’
▲‘응답하라 1994’, ‘빠스껫 볼’-추억+실화 감동

두 프로그램 모두 올 하반기 tvN이 주력하고 있는 새 드라마다. 젊은 층은 물론 40대와 60대 남녀 시청층까지 타깃으로 공략할 각오다.

두 드라마 모두 농구라는 스포츠가 중심에 있다. 전하는 방향은 조금 다르다. ‘응답하라 1994’는 ‘응답하라 1997’의 연장선상이다. 그 당시 학생이었던 이들이 대학생이 된 성장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덕재 국장은 “제작진은 2탄의 성공 여부를 두고 조심스러운 입장이다”며 “더욱 성장된 추억 앓이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응답하라 1994’와 함께 ‘빠스껫 볼’도 추억 여행에 떠난다. 일제 시대 런던올림픽에서 우리나라 농구 팀이 8강 진출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실화를 다룬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야기”라고 운을 뗀 이덕재 국장은 “농구로 슬픔을 극복하는 청년들의 대서사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tvN 일일시트콤 ‘고구마처럼 생긴 감자별 2013QR3’에 합류한 배우 고경표(왼쪽부터), 서예지, 여진구, 하연수.
▲‘고구마처럼 생긴 감자별 2013QR3’-늦둥이 세대로 현실 조명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의 연출자로 이름을 알린 김병욱 PD가 새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기대가 높다. 배우 이순재를 중심으로 하연수, 여진구, 서예지, 고경표 등 신예가 주연을 맡았다. 온 가족이 함께 보는 TV를 만들자는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이다. 하연수나 고경표 등 10~20대로 등장할 인물이 이순재의 극중 손주가 아닌 자녀라는 데서 요즘 시대의 새로운 가족 형태인 ‘늦둥이 세대’를 조명할 예정이다.

‘감자별’의 편성은 미정이다. 사람들이 TV 시청에 익숙하지 않은 시간대를 공략할지, 기존 시장을 넓힐지 고심 중이다. 이덕재 국장은 “아무래도 20~49세에서 벗어난 시청자들은 tvN이라는 매체에 특히 생소할 거다”며 “어떤 시간대에 봐야 사람들이 많이 볼지 시뮬레이션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꽃보다 할배’는 배낭이란 소재부터 ‘국민 배우들’이란 주인공까지, 보편적인 콘텐츠를 지닌 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가장 참시한 결과물을 냈다는 것에 관계자들 역시 색다른 경험을 맛보게 됐다.
▲‘꽃보다 할배’-새로운 시청층의 유입

‘꽃보다 할배’는 30~50대 여성층이 새로 유입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3회에서 최고시청률 7%를 돌파한 ‘꽃보다 할배’는 예상 외로 30~40대 여성 시청자들이 가장 높은 충성도를 보이고 있다. 스토리온, 온스타일, 올’리브 등 CJ E&M의 또 다른 채널에서 주 시청 타깃으로 자리잡았던 이들이 tvN으로 옮겨오고 있는 셈이다. ‘케이블스러움’을 의식해 보편적인 감성을 포장하는데 익숙하지 않았던 tvN이 ‘응답하라 1997’에 이어 ‘꽃보다 할배’까지 대중적으로 어필되는 콘텐츠를 만들어낸 결과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명한 CJ E&M 책임프로듀서(CP)는 “이런 프로그램이 시작됐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앞으로 이 콘텐츠를 어떻게 계속 이어나가는지가 tvN이 대중적인 채널로 거듭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상거탑’은 ‘푸른거탑’과는 또 다른 판타지 드라마로 새로운 장르 개척에 도전하고 있다.
▲‘후아유’, ‘환상거탑’-차별화된 콘텐츠 시도

새로운 시청층의 유입으로 ‘패밀리 중심 채널’로 거듭나겠다는 각오 속에서 tvN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강점은 잃지 않을 예정이다. 다른 곳에서 시도하지 않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이다. 여자주인공이 유령을 본다는데서 SBS 새 수목 미니시리즈 ‘주군의 태양’과 비슷한 점이 있지만 tvN은 ‘후아유’라는 새 월화 미니시리즈를 통해 ‘코믹한 영혼 물’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덕재 국장은 “‘후아유’를 공포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라”며 “전혀 아닌데 빨리 뚜껑이 열릴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웃었다. 이어 “드라마는 차별화가 쉽지 않기 때문에 선택 받기 위해서 지상파 TV에선 볼 수 없었던 걸 기획해야 한다”며 “‘후아유’는 판타지가 기본인데 색다른 장르의 작품을 만나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덕재 국장은 tvN 개국 7주년을 ‘패밀리 시청층 확대’의 원년으로 삼을 각오다. (사진=한대욱 기자)
▲신설 예능프로그램들-가족형 버라이어티 중심

신설되는 예능프로그램도 두 개다. 이르면 8월, 늦으면 9월께 전파를 탈 수 있을 전망이다. 기획 취지는 ‘가족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오락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것.

tvN은 이러한 예능프로그램 콘텐츠 기획에 자신하는 분위기다. 최근 ‘예능 대세’인 MBC ‘아빠! 어디가?’나 ‘진짜 사나이’ 등의 프로그램은 사실 tvN에서 일찌감치 알아본 킬러 콘텐츠였다는 설명이다. ‘레인보우 유치원’으로 동심의 세계도 어른들의 것과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줬고, ‘롤러코스터’의 코너로 시작한 ‘푸른 거탑’은 ‘군디컬 드라마’라는 새 장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덕재 국장은 “구체적으로 정리된 것은 아직 발표하기 이르지만 신설 예능프로그램을 비롯해 주요한 7개 작품 모두 전 연령층의 시청자 포섭을 ‘제1 목표’로 세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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