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들의 친구 야구]박찬호 마음 비우고 올인을!

한들 기자I 2008.05.15 17:26:11

18일 에인절스전 첫 선발


[로스앤젤레스=이데일리 SPN 한들 통신원] 박찬호가 마침내 올시즌 첫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18일(한국 시간) ‘LA 라이벌’ 에인절스와의 인터리그 경기 2차전입니다. 조 토리 다저스 감독이 좌완 궈홍치를 함께 올려놓고 저울질의 저울질을 거듭한 끝에 내린 선택입니다.

토리 감독이 장고 끝에 박찬호를 낙점한 것은 최근 다저스의 부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다저스는 15일 밀워키전서 9회 초 한꺼번에 3점을 뽑아내며 6-4로 역전승을 거두기까지 5연패에 빠졌습니다. 전날까지 투타 모두 총체적 난국에 빠진 지경이었습니다.

결국 토리 감독은 연패를 끊는 게 급선무라고 보고 이날 밀워키 전에 앞서 ‘이기는 경기의 좌완 롱릴리프’ 궈홍치를 불펜에 계속 남기고, 박찬호를 에인절스와의 원정 경기서 5선발 카드로 뽑아든 것입니다.

박찬호에게 에인절스전은 천재일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때문에 모든 것을 다 쏟아 붓는 ‘올인 피칭’을 해야 합니다. 에인절스 전은 어렵게 찾아온 임시 선발의 기회입니다. 내일을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후 열흘간 다저스는 5선발이 필요 없는 일정인데다, 그 이후에는 빠른 속도로 재활 피칭을 하고 있는 에이스 제이슨 슈미트의 컴백이 기정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견물생심’의 과욕을 부릴 필요는 없습니다. 승리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토리 감독도 박찬호의 투구 수를 85개에서 90개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이 말은 승패보다 피칭 내용을 보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한 여차하면 불펜 투수들을 잇따라 투입하겠다는 복심입니다.

실제로 토리 감독은 앞서 에스테반 로아이자와 궈홍치를 5선발로 기용했을 때 다른 1~4선발 투수들과는 달리 기다려주지를 않았습니다. 흔들리는 기색이 보이면 여지없이 강판의 칼을 휘둘렀습니다.

박찬호는 지나치게 승리에 집착해서 안 맞겠다는 식의 도망가는 피칭을 하기보다는 그동안 패전 처리로 등판했을 때처럼 편하게 던지면 됩니다. 그러다보면 이닝도 쌓여가고 투구 수 조절도 자연스럽게 될 것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평상심으로 던지는 게 박찬호가 싸워야 할 내부의 적이라면 에인절스는 까다롭기 짝이 없는 외부의 강적입니다.

오른쪽 타선에는 블라디미르 게레로와 토리 헌터가 버티고 있고, 나머지는 왼쪽 또는 스위치 타자들 일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에인절스 라인업은 소총수-중장거리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여기에 이들을 메이저리그 최고의 지장인 마이크 소시아 감독이 원격 조정합니다.

소시아 감독은 스몰볼의 대명사이기도 해 도루, 히트 앤드 런, 보내기 번트 등 여러 가지 작전을 구사하며 초반부터 박찬호를 뒤흔들어 놓으려고 할 것입니다. 물론 박찬호도 주자 견제, 번트 타구 처리 등 명품 수비력이 여전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대목입니다. 그런 점에서 에인절스전은 박찬호와 소시아 감독의 대결이기도 합니다.

어렵게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박찬호의 주사위 숫자가 몇이 될 지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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