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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 츠마부키 사토시 "韓 관객 박수에 안심→황정민과 연기해보고파"[종합]

김보영 기자I 2023.08.25 17:06:34

'한 남자' 개봉 앞두고 내한…유창한 한국어 인사
"내 스스로의 다양한 모습…규정짓지 않고 연기"
"절친 하정우, 완벽히 신뢰하는 관계" 돈독한 우정

일본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한 남자’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한 남자’로 내한한 일본 톱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한국을 다시 찾은 소감과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시도한 도전, 향후 작품을 통해 함께 하고 싶은 한국 배우 등을 털어놨다.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한 남자’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는 일본 톱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참석해 한국을 찾은 소감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30일(수) 국내 개봉을 앞둔 ‘한 남자’는 죽은 남편의 이름, 과거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정체가 묘연해진 한 남자 ‘X’의 거짓된 인생을 따라가는 추적 미스터리 영화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함께 현재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젊은 거장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신작으로, 제70회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한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 ‘한 남자’를 원작으로 했다. 일본에서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자발적 실종자 ‘죠하츠’를 소재로 사랑과 정체성에 관해 가장 독창적이고도 서늘한 질문을 던지며 웰메이드 서스펜스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8개 부문을 휩쓴 화제작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약 10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유창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츠마부키 사토시입니다. 반갑습니다”라며 “한국어를 좀 공부했는데 할 줄 아는 말이 이 문장 하나 뿐”이라고 인사를 건네 웃음 및 환호성을 받았다. 이어 “한국을 찾은 게 오랜만은 아닌데 다시 찾을 수 있게 돼 반갑다”고 덧붙였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한 남자’에서 죽은 남편의 사망 처리 과정에서 남편의 이름이 사실은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한 여성의 의뢰로 정체가 묘연해진 그 남자 ‘X’의 진짜 이름과 인생을 쫓게 된 재일교포 변호사 ‘키도’를 연기했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새 인생을 살고 싶어 사라져버린 ‘X’란 남자의 인생을 따라가며 그의 감정에 몰입하게 되는 키도의 입체적 변화를 섬세히 열연했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키도’에 대해 “하나로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다. 이 영화의 원작이 된 책을 쓰신 작가님이 ‘본인주의’란 개념을 주창하신 적이 있다. ‘내 스스로의 다양한 모습 전부 본인이다’란 뜻인데 그 개념을 몸소 구현한달까. 그래서 이 인물이 이러한 사람일 것이라 규정하려는 생각부터 버리려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최대한 자유롭게 발상해서 사람을 만날 때마다 달라지는 얼굴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다”며 “그렇게 해야 관객들에게 어떤 모습이 이 사람의 진짜 모습일까 궁금증을 주고, 이를 통해 결말에서 더 가슴을 울리게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키도가 극 중 재일교포란 설정에 대해선 “재일교포를 연기한다는 데 망설임은 없었다. 10대 때부터 주변에 재일교포들을 많이 봐 왔고, 친구들 중에서도 재일교포가 많다. 다만 재일 교포란 요소에 집착하고 신경쓰면 이 영화가 말하고 하는 바에 어긋나지 않을까 우려했다. 관객분들께 다양한 모습의 자신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생각하게 만드는 게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여겼다”고 설명했다.

평소 세세한 디렉팅으로 유명한 이시카와 케이 감독도 ‘한 남자’에서만큼은 츠마부키 사토시에게 별다른 디렉팅을 주문하지 않았다고. 츠마부키 사토시는 “키도란 인물이 이러할 것이다란 이야길 일절 나눈 적이 없다”며 “다만 연기하며 별다른 주문을 하지 않으시는 감독님의 모습을 보며 말을 하지 않아도 우리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확신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 인물을 연기하며 실제 변호사들을 만나 취재했는데, 변호사들만 해도 스타일이 참 다양하시더라. 어떤 변호사님은 제게 ‘지금 내가 당신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은 츠마부키 씨를 대하는 또 다른 나만의 스타일’이란 이야기를 해주셨다. 만나는 사람에 따라 한 사람의 스타일이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속으로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도 떠올렸다.

앞서 ‘한 남자’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뒤 국내 평단에서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이에 대해 “작품을 보는 안목이 높은 한국의 관객분들에게 영화를 선보이게 돼 떨리는 마음이 컸는데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감사했다”며 “한국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놓였다”고 전했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하정우와 깜짝 만난 소식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두 사람은 지난 2009년 한일합작영화 ‘보트’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그는 하정우에 대해 “하정우 씨와 연기하는 거라면 여러 차례라도 함께하고 싶다”며 “저희는 실체로 서로를 완전히 신뢰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인데, 작품으로 만난다면 서로를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역할들로 만나도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작품에서 만나고 싶은 또 다른 한국 배우로는 ‘황정민’을 꼽기도 했다. 그는 “하정우 씨가 출연한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에서 황정민 배우의 연기를 봤는데 정말 매력적인 배우란 생각이 들더라”며 “또 매우 열정적으로 연기를 하시는 것 같았다. 저도 그 열정적인 연기에 함께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한편 ‘한 남자’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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