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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은 3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회 이사진 개편 내용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3월 승부조작을 포함한 각종 비위 행위 가담자 100명을 사면하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사면 명단에 승부조작 사건 관련자들도 포함돼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축구계 안팎으로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결국 부회장단과 이사진이 사면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모두 물러났다. 이날 정몽규 회장은 그동안 축구인이 맡았던 전무 자리를 폐지하고 상근부회장직을 신설했다. 비경기인 출신인 김정배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신임 상근부회장을 맡게 됐다.
정몽규 회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 한 달간 저희 협회는 참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잘못된 판단으로 축구계 종사자와 팬,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과 마음의 상처를 안겨드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부회장과 이사진이 전원 사퇴하는 상황에서 가장 책임이 큰 저 역시 물러나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임기가 1년 8개월 남은 상황에 협회를 안정시키고 임기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진정한 한국 축구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정배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상근부회장으로 임명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회장은 “행정 전문가로 하여금 내부 조직을 추스리고 협회 행정력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현장과 연계는 경기인 출신 부회장과 분과위원장들이 역할을 발휘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집행부 구성을 준비하며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영입해 축구계 안팎의 목소리를 경청하고자 했다”며 “선수 대표를 처음 이사진에 포함했고, 축구 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한준희 해설위원을 홍보 담당 부회장으로 모셔 협회와 팬, 언론이 소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최영일, 이석재 부회장과 정해성, 마이클 뮐러, 이임생, 서동원 분과위원장, 조연상 이사 등 일부 인사들을 재기용한데 대해선 “임명된 지 2개월밖에 되지 않았거나, 업무의 연속성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몽규 회장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다양한 계층의 분들을 모셨다”며 “이사회를 좀 더 활발히 운영함으로써 비슷한 문제를 다시 일으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 “이사회에서 다루게 될 안건도 미리 소위원회를 통해 한 차례 토의를 먼저 거치는 등의 절차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정몽규 회장은 “앞으로 축구계 종사자에 한정되지 않은 일반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다양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보겠다”며 “많은 질타가 있었지만 앞으로 환골탈태하는 모습으로 거듭나겠다”고 재차 머리를 조아렸다.
한편,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선 “아직 거기까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