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했던 슈틸리케호, 운명의 카타르전은 달라질까

이석무 기자I 2017.06.08 12:23:42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8일 새벽(한국시간) 이라크와 평가전을 0-0 무승부로 마친 뒤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슈틸리케호가 운명의 카타르 원정경기를 앞두고 다시 답답한 모습을 노출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8일 새벽(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 에미리츠 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득점없이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슈틸리케호는 이날 평가전에서 90분 내내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특히 공격은 답답, 그 자체였다. 득점은 커녕 6개의 슈팅 가운데 유효슈팅은 1개도 없었다. 골문으로 향하는 슈팅이 없으니 득점이 나올리 없었다. 첫 슈팅이 전반 36분에 나올 정도로 공격은 낙제점이었다.

물론 전반전에 시험 가동했던 스리(3)백 대신 후반전 들어 포(4)백 수비라인으로 전환하면서 공격에 활기를 되찾았다. 하지만 끝까지 이라크 골문을 열만한 위협적인 장면은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중반 이후에는 이라크의 역습에 수비가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했다.

공격이 풀리지 않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일단 전술적으로 스리백이 익숙치 않았다.슈틸리케 감독은 스리백을 가져가면서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28·스완지시티)을 아래로 내렸다. 후방에서 공수를 조율하는 동시에 패싱 능력을 활용해 전방에 공을 배급하도록 했다. 기성용도 기회가 될때마다 전방으로 올라가는 등 사실상의 '리베로'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스리백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스리백은 기본적으로 수비를 튼튼히 하면서 역습을 노리는 전술이다. 잔뜩 웅크리고 골문을 지키는 이라크에게는 맞지 않았다. 오히려 기성용이 뒤로 물러나 있다보니 미드필드에서 패스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고 공수전환이 늦는 약점을 노출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스리백 전술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라크가 원톱으로 나왔기 때문에 전반 5분 만에 포백으로 바꿨어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실험한다는 차원이었기 때문"이라며 "팀에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을 감수하고서라도 실전에서 써야할 수도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평가전은 어디까지나 평가전일 뿐이다. 이번 대표팀의 진짜 목표는 오는 14일 열릴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이다. 이 경기를 이기면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비기거나 패하면 본선 진출 가능성은 50% 이하로 떨어진다.

그런 중요한 경기를 앞둔 만큼 부상 방지 등 여러가지 신경쓸 부분이 많았다. 체감온도 40도에 육박하는 중동의 더운 날씨도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스리백 실험이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전술 다변화라는 측면에선 긍정적인 면도 분명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평가전이 카타르전의 좋은 약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오늘 경기는 현지 적응에 도움이 됐지만, 결과는 얻지 못했다"며 "오늘 경기에서 잘된 점과 후반에 더 적극적이었던 점 등을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카타르와의 경기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면서 "이미 2패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패배는 없어야 한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주장 기성용도 "오늘 경기를 통해 더위에 적응했다. 오늘보다는 다음 경기가 더 기대된다"라며 "카타르와 경기는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오늘보다 나은 모습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평가전 일정을 마친 대표팀은 현지 시간으로 10일 오후 1시 두바이 공항을 출발해 쿠웨이트를 경유, 월드컵 예선 경기가 열리는 카타르 도하로 이동한다.

당초 카타르 직항을 이용할 예정이었지만 중동 국가와 카타르의 단교 사태로 직접 입국이 불가능해지면서 부득이하게 쿠웨이트를 경유해 카타르로 들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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