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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관심 가져달라"...'3중고' 겪는 도쿄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호소

이석무 기자I 2021.06.28 15:51:55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가운데)이 28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미디어데이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용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장인화 도쿄올림픽 선수단장, 이 회장, 유승민 IOC 위원, 신치용 선수촌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선수들에 대한 관심과 에너지가 많이 줄었다”

2020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의 가장 큰 고민은 국민들의 무관심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국민들이 스포츠 현장을 찾지 못하다 보니 스포츠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다. 올림픽 이슈도 경기보다 방역, 독도 표기 등 경기 외적인 부분에 쏠리면서 정작 선수들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신치용 선수촌장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도쿄올림픽 개막을 25일 앞두고 2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같은 점을 걱정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정치·외교 이슈가 지나치게 부각된 바람에 올림픽이라는 본래 성격이 많이 가려져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졌다”라며 “국민들께서 많은 관심과 에너지를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보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예전과 달리 선수촌 격려 방문 행사 자체가 크게 줄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낸 뒤 “올림픽 개최 불확실성과 성적 스트레스 등 과거와는 다른 어려움 속에서도 선수들이 대회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 23일 개막한다. 우리 대표팀 본진은 다음 달 19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7개 이상 수확해 메달 순위 10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단순히 메달 숫자를 넘어 새로운 스타 탄생과 메달 종목 다변화라는 숙제도 함께 안고 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28일 현재 29개 종목에서 226명 선수가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24개 종목 204명보다 20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신치용 촌장은 “코로나19와 그에 따른 올림픽 개최 불확실성, 일본 이슈 등으로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삼중고를 겪으며 훈련해 왔다”며 “대회 초반에 몰린 양궁과 태권도가 잘 풀어가고, 인기가 높은 단체 구기 종목인 축구와 야구가 마지막을 잘 장식해주면 멋진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대한민국 선수단의 안전 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다. 특히 대표선수들을 코로나19 위험에서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선수단의 최대 숙제다.

유승민 IOC선수위원은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출전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면서 자기 관리에 익숙해졌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경기력에 영향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흥 회장은 “질병관리청과 협의해 방역 전문가를 3명 이상 올림픽에 파견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방사능 오염 우려가 있는 후쿠시마산 식자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라 있다. IOC 위원이기도 한 이기흥 회장은 “IOC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과 후쿠시마산 식자재 사용과 관련해 지속해 논의 중이다”며 “선수들에게 생선 종류 섭취와 관련해 교육을 진행할 참”이라고 덧붙였다.

장인화 선수단장은 “선수촌 인근에 마련하는 급식 센터에 지원할 수 있는 품목을 이미 보냈고,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 과일, 육류, 생선 등은 현지에서 검증된 식자재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우리 선수단이 경기장 또는 훈련장으로 이동할 때 도시락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욱일기 경기장 반입 문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독도 자국 영토 표기 문제 등 정치·외교적인 문제도 풀어야 할 문제다.

이기흥 회장은 “IOC나 도쿄조직위원회에서도 욱일기 자제를 강조할 것이고 아마 경기장 내에서는 욱일기를 못 쓸 것”이라며 “욱일기 문제는 중국, 러시아와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했다.

특히 일본이 이번 대회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심판 판정의 ‘텃세’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신치용 촌장은 “심판 텃세 관련 대응책을 외부에 맡겨 준비하고 있다”며 “대표팀 결단식 이후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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