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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레나 옴므 플러스’는 강형욱과 반려견 바로가 함께한 화보를 선보였다.
강형욱은 한국 사회에서 반려견에 대한 인식을 바꾼 존재였다. 사람들이 말 안 듣는 개를 혼내고, 서열을 잡는 동안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며 강형욱이 등장했고, 반려견을 존중하는 문화가 주류가 됐다.
강형욱은 당시의 교육에 대해 “지극히 인간중심적이었다. 반려견들이 왜 짖는지 고민 없이 압박만 했다”고 한다. “오피스텔에서 보더콜리를 키우면서 짖지 않기를 바라? 불가능하지. 닭한테 쪼는 걸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 문제 행동이란 걸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반려견이 뛰는 게 문제 행동인가, 아니면 단지 내가 불편한 게 문제인가? 보호자 스스로가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람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거다. 처음엔 받아들이지 못하더라. 휴대폰 액정이 깨져서 서비스센터에 갔는데 직원이 ‘당신의 휴대폰이 액정을 갈고 싶지 않대요’라고 하는 것과 비슷했지. 불과 6년 전만해도 그랬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설명해 드리고 싶었고, 조금씩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많은 보호자가 내게 ‘우리 개가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막상 보면 보호자가 사회성이 없다. 반려견이 누군가를 향해 짖었다면, 줄을 짧게 잡고 괜찮냐며 사과하는 게 먼저인데, 그냥 ‘짖튀’해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개에게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시스템을 알려주고, 보호자다운 모습을 보여야지”라며 보호자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강형욱 훈련사의 보듬센터 사무실엔 ‘개 잘 키우는 사회 만들기’라는 표어가 붙어 있었다.
그는 “여러 나라를 다니며 경험한 건데, 길거리에 누구도 돌보지 않는 개가 있으면 누구도 돌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외진 곳에 개가 묶여있다면, 그곳엔 방치된 노인, 잠긴 문 안에서 기다리는 아이들이 분명 있다. 장애인 비율은 세계 어디나 비슷하지만 한국에서는 유독 장애인이 안 보이지 않나? 하루에 한 명도 보지 못한다.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도 사업을 하니 이번 정부가 세금을 많이 가져간다고 생각하지만, 마음 속에선 ‘이게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절대 정치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내 아이는 사회적 약자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에 살았으면 좋겠다. 약자들이 받는 대우와 처한 환경의 평균이 그 나라의 지표나 다름없다. 내겐 개 잘 키우는 사회 만들기가 목표다. 거기서부터 시작해 나가는 거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반려견에서 나아가 사회적 약자, 좋은 사회에 대한 강형욱 훈련사의 고민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입당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단호히 답했다. “정치는 절대로 안 할 거다. 나는 술자리에도 안 나간다. 조직 문화도 싫어해서 개와 관련된 어떤 협회나 단체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훈련사가 아닌 인간 강형욱은 어떤 사람일까? 그는 “사람들은 내가 반려견을 교육하는 걸 보고 강형욱은 인격적으로도 우수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난 그저 훈련된 반려견 훈련사다. 훈련사로 성장하며 나 자신도 성장할 수 있는 게 감사하고 행운일 뿐이다. 인간 강형욱은 훈련사 강형욱보다 한참 미진하니까. 훈련이 빠진 강형욱? 그냥 가평에 사는 아저씨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