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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뛰는 야구 선언, 눈과 머리로 만든다

정철우 기자I 2016.01.08 09:57:48
사진=LG 트윈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LG는 올 시즌 변화를 예고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일찌감치 “역동적인 팀이 되는 게 중요하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다 보면, 팀 전체가 달라질 수 있다. 이전까지 상대 팀은 우리를 대할 때 편했을 것이다. 한 두 선수만 마크하면 됐기 때문이다. 이제는 선수 한 명만 뛰는 게 아닌, 전체적으로 뛸 것이다. 포수를 빼면 모두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천명했다.

LG는 지난 시즌 도루 113개로 10개구단 중 5위에 랭크 됐다. 1위 NC의 204개와는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올 시즌은 이 간극을 최대한 좁히는 것이 목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뛰는 야구가 하루 아침에 가능해 지는 것은 아니다. 감독이 뛰라고 해서 다들 뛸 수 있는 선수로 변화될 수는 없다.

달리기가 직업인 육상 선수들도 소숫점의 숫자 하나를 바꾸기 위해 몇년간 땀을 흘려야 한다.

양 감독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 역시 “4초에 뛰던 선수를 갑자기 3초에 뛰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리가 아닌 눈과 머리를 이용하는 것이 하나의 힌트가 될 수 있다. 양 감독이 “선수들을 갑자기 빠르게 할 수는 없지만 상대의 헛점을 노리는 야구로 바꿀 수는 있다”고 말한 이유다.

전설적인 대도 전준호 현 NC 코치도 “도루는 다리가 아니라 눈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기본적으로 스피드가 있으면 유리한 것이 도루지만 그에 못지 않게 상대의 헛점을 파고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투수의 투구 버릇을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다. 언제 견제를 하고 언제 포수를 향해 던지는 지를 아는 것 만으로도 야구는 크게 바뀔 수 있다.

머리는 계산이다. 양 감독은 “역동적인 야구를 하겠다”고 했지 “도루를 늘리겠다”고 하지 않았다. 역동적인 야구는 상대가 실수를 했을 때 한 베이스를 더 뺏는 야구를 뜻한다.

예를 들어 A라는 투수가 유리한 볼 카운트에선 포크볼을 많이 던진다는 데이터가 주자의 머릿속에 들어 있다고 가정해 보자. 포크볼은 포수가 포구하기 어려운 구종 중 하나다. 공이 땅에 먼저 닿는 순간 스타트준비를 마칠 수 있다면 공이 조금이라도 옆으로 튀었을 때 다음 베이스로 가는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전력분석팀의 업무량이 크게 늘어난 이유다. LG 전력 분석팀 관계자는 “감독님의 지시에 따라 여러가지 상황을 가정한 데이터를 뽑고 있다. 기존에 하던 업무에서 주루 파트를 보다 세분화 하고 집중적으로 맞춰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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