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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윤여정 "배우 인생 '라스트 미션'이라 생각했다" [인터뷰]①

김보영 기자I 2022.03.18 15:00:11

솔로몬 役 진하 "자이니치 삶 많이 공부하고 배워"

(사진=애플TV+)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 작품을 통해 역사의 한 조각으로 임할 수 있다는 자체로 의미있게 생각합니다. 우린 이 작품으로 그 시대를 살았던 분들의 삶을 기리고자 한다.”

배우 윤여정과 진하(Jin Ha)가 애플TV+ 시리즈 ‘파친코’를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 소감과 작품이 가져다 준 의미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오는 25일 공개를 앞둔 ‘파친코’는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한 가족의 역사를 통해 ‘자이니치’의 삶을 조명한다. 가족, 사랑, 승리, 운명, 그리고 극복까지 전 세계가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한국 이민자 가족 4대에 걸친 연대기 형식으로 풀어낸다. 윤여정은 극 중 노년의 ‘선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진하는 선자의 손자로 둘째 아들 모자수의 아들인 ‘솔로몬’ 역할을 맡았다. 일본 내 한국인 이민 가정에서 태어나 유아기를 일본에 보냈으나 차별로 인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인물이다.

윤여정과 진하는 18일 오후 취재진과 화상인터뷰에서 작품을 통해 경험해 본 자이니치의 삶과 시대의 아픔, 민족성, 작품 뒷 이야기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윤여정은 “한 가족의 역사에 포커스를 맞췄지만, 이를 통해 우리 역사의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의 한 파트를 맡게 된 걸 부끄럽지 않게 생각한다”며 “‘선자’란 역할을 내가 할 수 있어서, (윤)여정을 통해 ‘선자’를 담아낼 수 있어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76세가 된 윤여정은 6.25 전쟁을 겪은 세대이지만, ‘자이니치’의 뜻과 이들의 삶에 대해선 잘 모르고 지내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이니치’보단 ‘재일동포’란 말에 익숙했다. 그 분들은 자신이 ‘자이니치’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 끈끈한 공동체였다”며 “그저 슬프고 뭉클했다. 우리나라는 일본에 해방이 되자마자 이데올로기로 인해 전쟁으 겼었다. 자이니치는 그 상황으로 인해 국적과 가족을 잃어버렸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대한민국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더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이번 작품을 통해 자이니치에 대해 공부하며 안 사실인데, 이들은 한국말을 배우기 위해 조총연이란 곳에 속한 민족학교에 돈을 주고 다녔어야만 했다고 한다”머 “한국에선 자이니치가 북한과 연결돼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그들을 적대시했다고 한다. 이를 처음 알게 돼 너무 놀랐다. 역사에 대해 더 잘아야겠구나, 배워야겠구나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이 76세 노년의 배우인 자신의 ‘라스트 미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도 털어놨다. 윤여정은 “민족학교를 보내면서까지 우리말을 배우게 한 당시의 부모들이 대단했다. 76세인 나도 나름 오래 살았는데 그런 디테일을 처음 알았다. 배우 생활을 오래 했기에 이런 역사의 조각을 맡을 기회가 주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서로를 포용하고 이해하려면 틈새에 가려진 역사들도 많이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애플TV+)
자신을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소개한 진하는 자이니치 커뮤니티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며 많은 배움을 얻은 것은 물론, 자신이 맡은 캐릭터 ‘솔로몬’을 연기하며 같은 ‘이방인’으로서 많은 부분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진하는 “이 작품을 하며 자이니치 커뮤니티 및 역사에 대해 얼마나 많이 배웠는지 감히 설명을 다 할 수 없을 정도”라며 “내가 살지 않았던 시대와 역사를 배우고자 위키피디아 페이지 50개 정도를 항상 화면에 띄워놓으며 살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배우는 작업엔 끝이 없는 것 같다. 공부를 통해 시대에 대해 배웠고, 캐릭터들이 존재한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이 캐릭터로 다른 캐릭터들과 호흡하며 얻은 부분이 더 크다. 세트장 안팎에서 감독들, 캐스트들, 총 책임자와 이야기 나누며 많은 배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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