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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초대 우승 사령탑' 김영덕 전 감독, 87세 일기로 별세

이석무 기자I 2023.01.21 17:30:33
2012년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빙그레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시구를 던진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故 김영덕 전 감독.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OB 베어스의 한국프로야구 원년 우승을 이끌었던 야구원로 김영덕 전 감독이 21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김 전 감독은 1936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출신이다. 그의 부모는 경남 합천 출신이었다.

즈시카이세이고교를 졸업한 김 전 감독은 1956년 일본프로야구 난카이 호크스(현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해 1963년까지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일본프로야구 생활을 마친 김 전 감독은 1964년 당시 28살의 늦은 나이로 한국으로 들어왔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한국말이 익숙하지 않아 고생했다. 하지만 당시 한국에서 마구나 다름없었던 슬라이더를 앞세워 국내 실업리그를 평정했다. 실업리그 첫 해 33경기에 등판해 255이닝을 던져 자책점 9점만 허용했다. 평균자책점이 겨우 0.32에 불과했다.

대한해운공사를 거쳐 크라운맥주, 한일은행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 고인은 1970년부터 한일은행의 감독 겸 선수로 부임하면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 출범에 함께 1982년 OB 베어스 초대 사령탑을 맡은 김 전 감독은 중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OB를 한국프로야구 초대 챔피언에 이끌면서 ‘한국프로야구 첫 우승 사령탑’의 타이틀을 얻었다.

이후 김 전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 이글스)에서 감독 생활을 이어갔다. 특히 1998년 당시 창단 3년에 불과했던 신생팀 빙그레를 맡은 뒤 4차례나 한국시리즈로 이끄는 놀라운 지도력을 발휘했다.

이후 김 전 감독은 1998년 LG트윈스 2군 감독직을 끝으로 현장을 떠났다. 그는 2017년 한 인터뷰에서 “김승연 한화 회장과 1군 감독을 다시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키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국프로야구 사령탑으로 거둔 1207경기 707승 20무 480패(승률 .596)를 기록한 김 전 감독은 ‘지도자 은퇴’ 후에도 야구 원로로서 후배들로부터 큰 존경을 받았다. 최근에는 지난 2018년 한화 이글스의 KBO리그 홈 개막전 시구자로 나서기도 했다.

김 전 감독의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 오전 10시 30분이다. 상주는 아들 김성규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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