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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 발전 꿈꾸는 한국 럭비, 기업들도 의기투합해야

이석무 기자I 2023.02.14 11:34:09
OK 코리아 슈퍼럭비리그 우승을 차지한 한국전력. 사진=대한럭비협회
럭비 경기장을 찾은 수천명의 일반 관중들. 사진=대한럭비협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럭비가 2023년에도 다시 달린다.

럭비는 한국에서 대표적인 비인기 스포츠였다. ‘그들만의 스포츠’로 근근히 명맥을 이어왔다. 협회장사 이외에 공식 후원사가 전무했다.

하지만 2021년 최윤 대한럭비협회 회장이 새로 취임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홍보·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함에 따라 28곳에 달하는 국내 주요 기업들을 스폰서로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로 한국 도입 100주년을 맞이한 한국 럭비는 아제 ‘비인지 스포츠’ 종목에서 ‘인지 스포츠’로 도약을 꿈꾼다. 럭비는 지난해 100여년 만에 올림픽에 진출해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했다. 17년 만에 남아공 럭비 세븐스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의미있는 성과도 거뒀다. 지상파 메인뉴스에서 럭비를 다루고 럭비 선수들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대중의 관심도 자연스레 뒤따랐다.

대한럭비협회는 이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한국 럭비 발전 체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상 첫 국가대표 상비군 신설, 국내 리그 정상화 개최 등 다양한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한국 럭비 사상 첫 리그제로 개최된 ‘OK슈퍼 코리아 럭비리그’는 가장 의미있는 성과였다. 100년 가까이 이어온 “럭비경기=무료관람”이라는 기존의 관행을 과감히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리그제’ 덕분에 선수들은 안전과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았다. 무엇보다 일반 팬들은 찾지 않았던 럭비 경기장애 수천여명 관중이 찾는 등 큰 변화가 일어났다. 대한럭비협회의 파격적인 시도에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럭비인들도 이제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지속 발전을 위한 선순환 생태계 초석이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 럭비는 올해 코리아 슈퍼럭비리그의 지속가능한 개최를 위한 자립기반 마련에 나선다. 한국 럭비가 흔들리지 않고 발전을 이어가기 위해선 럭비를 함께 지탱해주는 기업들이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럭비 관계자는 “한국전력공사, 현대글로비스, 포스코건설 등 럭비단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과 후원사, 협회가 럭비 발전 최전방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 똘똘 뭉쳐 국내 리그가 자립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럭비계는 매해 그들만의 잔치식인 리그 개최에서 벗어나 ‘사회인 프로 럭비리그’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선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보태는 방법이 가장 빠르고 현실적이라 보고 있다. 대한럭비협회는 국내 최대 규모 럭비 축제인 ‘슈퍼 코리아 럭비 리그’를 중장기 리그 방식으로 운영하기 위해 럭비단을 운영 중인 기업들과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럭비 관계자는 “리그에 참가하는 구단이 타이틀스폰서나 공식 스폰서로 적극 나서준다면 한국 럭비 역시 핸드볼코리아리그, 한국프로탁구리그와 함께 사상 첫 프로 럭비리그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갈 수 있다’는 말처럼 혼자선 불가능해도 여럿이 힘을 모으면 가능한 일이 된다“고 당부했다.

희망 불씨를 되살린 한국 럭비가 럭비인들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숙원 사업인 ‘럭비 프로화’를 앞당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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