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방송점검④]'동반위기' 기획사들, '올바른 계약관행 이번 기회에'

김은구 기자I 2009.02.13 12:57:24
▲ 매니지먼트사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계약금 없이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은 차승원과 유지태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방송가가 움츠러들면서 매니지먼트 업계도 동반 위기를 맞고 있다.

소속된 연예인들을 관리하며 이들의 활동을 통해 수익을 올려야 하는 매니지먼트사들이 드라마 출연료 감소, 출연할 만한 프로그램의 축소로 어려움에 직면했다.

1명의 연기자를 위해 로드 매니저와 코디네이터가 현장에 따라가야 하고 여자 연기자의 경우 인지도가 높아지면 헤어와 메이크업 담당자까지 현장에 동원된다. 인지도가 어느 정도 높아진 배우들은 이를 소속사에 요구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 로드 매니저의 경우 매니지먼트사 소속으로 급여를 지급하지만 코디네이터나 헤어, 메이크업 담당자는 출장을 요청할 때 수당을 따로 지급해야 한다. 이들의 하루 수당은 각각 최소 3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배우 출연료가 기존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서 이런 비용을 매니지먼트사에서 부담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더구나 지방 촬영의 경우 연료비를 포함한 차량 유지비, 식대 등도 적잖이 들어가는데 2회 분량을 1주일 내내 촬영하니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대형 매니지먼트사들까지 직원 급여를 지급하는 데도 힘겨워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적잖은 매니지먼트사들이 인력을 감원하는 등의 구조조정에 돌입했으며 업무적인 미팅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때 매니지먼트사가 톱스타들과 계약하기 위해 내걸었다는, 세금까지 매니지먼트사가 부담해 주는 ‘11대0 계약’은 물론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배우들과의 계약 관행인 수익배분 ‘7대3 계약’ 등도 수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배우가 연료비와 코디네이터, 헤어와 메이크업 담당자의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배우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으며 공생을 위해 모든 배우와 매니지먼트사의 수익배분을 ‘5대5’로 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매니지먼트사들 사이에서는 배우의 몸값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였던 타 매니지먼트사 배우 빼가기 등도 사라져야 한다며 올바른 계약 관행 정착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물론 아직도 적잖은 배우들이 전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끝난 뒤 새 매니지먼트사를 찾으며 높은 계약금을 요구하고 있기는 하지만 유지태, 차승원 등은 계약금 없이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어 매니지먼트사의 위기를 공감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현재 위기에서는 몸집을 줄이고 버티기를 하는 수밖에 없다. 그 과정을 거치며 매니지먼트 업계에서 그동안 문제가 됐던 공정하지 않은 계약, 거래 관행이 고쳐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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