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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감’PD “다음 시즌, 진짜 영화감독 섭외하려고요”(인터뷰)

김윤지 기자I 2016.08.23 06:40:00
tvN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나도 영화감독이다’(이하 ‘나영감’). 직접적인 문장이 낯설지 않다. 케이블채널 채널CGV 자체 제작 예능프로그램 제목이다. 영화 제작 경험이 없는 스타들이 모여 영화를 제작하는 내용을 담는다. 지난해 6월 방송된 시즌1을 시작으로 현재 ‘청춘무비’란 부제를 단 시즌3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방영 중이다. 총 6부작으로, 종영까지 2회 남았다. 시청률에선 tvN, Mnet 등 CJ E&M 다른 채널과 비교는 어렵지만, 채널 특성을 잘 살린 포맷으로 호평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시즌1부터 끌어오고 있는 이는 김형구PD다. 지난 2010년 CJ E&M에 입사한 김PD는 초반 2년 동안 UFC 중계를 도맡아하다 2013년 채널CGV로 터를 옮겼다. 영화 속 촬영지를 소개하는 ‘로케이션’에 이어 ‘나영감’은 두 번째 프로그램이다. 그로부터 ‘나영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 영화전문채널에서 시즌3까지 제작됐다.

△과거에는 블록버스터를 편성하면 시청률이 잘 나왔다.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극장을 가거나 IPTV로 본다. 예전처럼 영화만 틀어서는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 채널CGV 같은 경우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영화채널이니까 당연히 영화랑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그런 변화의 시기가 아닌가 싶다.

―영화 제작이란 목적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동시에 그 과정을 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어느 정도 개입하나.

△최소한으로 한다. 출연진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시간이 소요되는 부분을 제작진이 맡는다. 영화 제작과 관련해서는 출연진의 의견을 전적으로 따른다. 출연진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작가님이 다듬어 주는 식이다. 원하는 촬영 장소가 있으면 의견을 공유하고, 제작진이 섭외를 대신 해주기도 한다.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관리는 제가 하지만, 영화 제작 관련은 담당자나 관련 스태프가 한다. 편집도 그렇다. 영화 편집은 편집 기사가 따로 있다. TV 속 TV와 같은 구조다. 출연자 간의 관계성도 설정하지 않는다. 시즌2까지 실제로 친한 배우들이 출연해 그럴 필요도 없었다. 시즌3는 서로 모르는 사이로 섭외했지만,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들이다.

‘나도 영화감독이다 시즌3-청춘무비’ 스틸컷(사진=채널CGV)
―시즌1은 시애틀, 시즌2는 페루, 시즌3는 싱가포르로 떠났다. 꼭 해외 촬영을 떠나야 하나.

△‘나영감’은 스타들이 영화 만들기라는 도전에 대한 프로그램이다. 국내도 고려는 했다. 아무래도 연예인이기 때문에 국내서는 주변의 눈치를 보더라. 해외에서는 더 편하게 행동하는 부분이 있다. 익숙한 곳보다 새로운 지역에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출연진 외에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스태프들은 어떻게 섭외했나.

△시즌1때부터 계속해오고 있는 스태프들이다. 영화나 드라마 현장에서 검증된 분들이다. 영화 제작이 익숙하지 않은 출연자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했다.

시즌1에는 한상진·이다희·임주환·이채영, 시즌2에는 박성웅·고아성·류현경·박정민이 출연했다. 이번에는 직업군, 연령대, 인원수 등이 기존 시즌과 다르다. 소진(걸스데이), 헨리(슈퍼주니어-M), 에디킴, 미르(엠블랙), 나라(헬로비너스), 수빈(달샤벳) 등 가수 6명으로 구성됐다.

△기존 시즌과 다른 콘셉트로 가고 싶었다. 가수 중심으로 섭외한 이유다. 헨리는 섭외 1순위였다. 사전 인터뷰에서 영화감독을 꿈꾼 적 있다는 말에 ‘이 친구면 잘하지 않을까’ 싶었다. 소진이나 나라는 연기 경험이 있었고, 미르는 시즌2 박성웅의 팬이라 프로그램을 잘 알고 있더라. 에디킴은 싱어송라이터가 필요했기 때문에, 수빈은 발랄한 캐릭터를 찾다가 섭외했다.

―예상과 달랐던 멤버가 있나.

△헨리는 한없이 밝을 줄 알았는데, 집중할 땐 진지했다.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라는 굉장히 섬세했다. 현장에서 누군가 놓친 게 있으면, 혼자 달려와서 말해줬다. 인터뷰를 할 땐 개성이 뚜렷하다고 생각했는데, 일할 땐 그런 모습이 없더라.

―촬영은 어떻게 진행되나.

△총인원은 35명에서 40명 정도다. 출연자들은 매니저 1명을 동행한다. 영화 촬영 스태프는 5명 정도 된다. 일정이 빡빡하다. 오전 8시에 촬영을 시작해서 끝나면 새벽 1~2시다. 일반적으로 단편영화를 4~5일 동안 찍는데, 영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1주일 안에 찍어야 하다보니 일정이 굉장히 빡빡하다. 많이 자봐야 4~5시간이다. 같이 간 매니저들도 결국 스태프가 된다. 제작진도 최소한의 인원이 가는 거라, 현장 통제나 짐을 옮길 때 매니저들이 많이 도와준다.

tvN 제공
―‘나영감’은 어떻게 탄생했나.

△‘로케이션’이란 프로그램을 만들 때였다. 영화 속 컷 하나라도 사용하려면 저작권 때문에 배급사에 허락을 받아야 했다. 농담 삼아 “그냥 우리가 영화를 찍자”고 말하곤 했다. 그런 이야기를 구체화시키다 보니 ‘나영감’이 나왔다. 관객들은 완성된 작품만 보지 않나. 만든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 촬영 현장을 있는 그대로 담으면 다큐멘터리가 되겠지만, 배우들이 역할을 바꿔 영화를 제작한다면 재미까지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완성된 단편 영화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주변에선 ‘기대 보다 잘 만들었다’고 해준다. 영화제 출품도 생각해봤는데 출연자들이 원하지 않더라. 우리가 보기엔 문제가 없는데, 만든 사람 입장에선 부족한 부분이 보여서 그런 것 같다. 아이디어는 많은데 그 과정 자체도 도전이다.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가고 있다.

―다음 시즌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영화채널이다 보니까 실제 영화감독을 섭외하고 싶다. 일단 윤종빈, 박훈정 감독을 꿈꾸고 있다. 우선 박훈정 감독님은 영화 ‘신세계’ 팬이라서 그렇다. ‘나영감’에서 ‘신세계’ 단편이라도 보고 싶다. (웃음) 두 감독님 모두 지인들을 통해 만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준비기간을 합치면 시즌 1편에 4~5개월이 걸린다. 다음 시즌은 내년 초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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