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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F1결산) 베텔, 최연소 챔피언...숨막히는 반전드라마

이석무 기자I 2010.11.17 11:30:06
▲ 최연소 F1 챔피언에 등극한 세바스찬 베텔.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올해 60주년을 맞은 2010시즌 포뮬러원(F1) 월드 챔피언십이 지난 14일 아부다비GP를 마지막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3월 14일 개막전 바레인GP를 시작으로 11월 14일 최종전으로 열린 아부다비GP까지 9개월에 걸쳐 열린 2010년 F1은 총 19개 그랑프리 무대에서 뜨거운 열전을 펼쳤다. 총 12개 팀, 24명의 드라이버가 경합한 2010시즌은 마지막까지 월드 챔피언을 가늠할 수 없는 극적인 레이스가 전개됐다. 결국 레드불 레이싱이 컨스트럭터즈와 드라이버즈 양대 챔피언십을 석권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이외에도 2010년은 역대 월드 챔피언 4인방의 격돌, 코리아GP의 역사적인 첫 개최, 캐나다GP의 F1 캘린더 복귀 등 풍부한 볼거리를 안기며 국내외 F1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짜릿한 흥분과 감동을 선사한 지난 9개월의 여정을 되돌아 본다.

◇ 3강 체제로 이어진 타이틀 경쟁

올시즌 우승의 기쁨을 맛 본 드라이버는 단 5명. 세바스찬 베텔(레드불 레이싱, 독일),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 스페인), 마크 웨버(레드불 레이싱, 호주), 루이스 해밀턴(맥라렌, 영국), 젠슨 버튼(맥라렌, 영국) 등은 매 그랑프리마다 우승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혼전양상을 띄던 우승경쟁은 최종전을 남겨놓고 알론소와 웨버, 베텔 등 3파전으로 좁혀졌다. 결국 마지막 아부다비GP에서 베텔이 강력한 우승 후보 알론소를 4점 차로 따돌리는 짜릿한 역전극에 성공, 월드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로써 베텔(만 23세, 7월 생)은 루이스 해밀턴(2008년 당시 만23세, 1월 생)이 세운 최연소 월드 챔피언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합 순위 2위로 떨어진 알론소는 비록 챔피언 타이틀을 아깝게 놓쳤지만 지난 2년 간 계속된 부진을 떨치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또한 종합 3위를 차지한 웨버는 팀 동료인 베텔에게 밀리지 않고 뛰어난 활약을 펼쳐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다.

한편 올 시즌은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역대 월드 챔피언 4인방이 격돌했다. 미하엘 슈마허(1994~1995, 2000~2004), 알론소(2005, 2006), 해밀턴(2008), 버튼(2009)이 펼친 별들의 승부였다. 총 19라운드의 레이스 가운데 알론소가 5승, 해밀턴이 3승, 버튼이 2승으로 3명이 우승 경험을 했다. 하지만 7회의 월드 챔피언에 빛나는 F1의 황제 슈마허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정상에 우뚝 선 레드불 레이싱

올 시즌 가장 강세를 보인 팀은 단연 레드불 레이싱이었다. 창단 5년 만에 역사적인 첫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십을 거머쥐고 월드 챔피언 타이틀까지 석권한 레드불 레이싱의 성공은 이미 지난 시즌 예고돼 있었다. 브라운GP(現 메르세데스GP)가 챔피언십을 휩쓴 지난 해 레드불은 시즌 후반부 브라운GP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면서 컨스트럭터즈와 드라이버즈 챔피언십에서 2위를 올랐다.

2010년 레드불 레이싱은 압도적인 머신 성능과 스피드, 두 드라이버의 활약에 힘입어 F1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성공을 이끈 레드불 듀오는 9회 우승, 그 중 15번의 폴포지션 획득이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남겼다.

사실 2010시즌 개막을 앞두고 페라리, 맥라렌, 메르세데스GP, 레드불 레이싱의 4강 구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레드불 레이싱 398점, 맥라렌 354점. 레드불이 무려 44점이라는 큰 점수 차로 팀 우승을 차지했다.

맥라렌은 직선 구간에서 속도를 향상시켜주는 F-덕트 기술을 회심의 카드로 선보였지만 레드불 레이싱의 우수한 전력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시즌 고전을 거듭한 페라리는 업그레이드된 엔진으로 설욕전을 다짐했으나 간신히 3위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 우승팀인 브라운GP를 인수하고 슈마허를 기용한 메르세데스GP는 4위에 그쳤다.

◇2010년 새롭게 뜨는 별과 지는 별들

올 시즌에는 신구를 대표하는 드라이버들의 성적표에 많은 이변이 있었다. 우선 4년의 공백을 깨고 F1에 복귀한 슈마허와 지난 시즌 헝가리GP 예선에서 머리 부상을 당했던 펠리페 마사(페라리, 브라질)의 재등장은 F1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슈마허는 7회의 월드 챔피언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시즌 내내 단 한번도 포디엄에 들지 못하고 종합 9위에 그쳐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마사는 포디엄에 5회 올랐으나 우승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가 하면 슈마허를 상대로 팀 내 경쟁을 해야 했던 니코 로즈버그(메르세데스GP, 독일)는 슈마허와 경쟁하는 부담감을 떨쳐내고 종합 7위의 성적을 거두며 메르데세스GP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신예 드라이버 중에서는 카무이 고바야시(BMW자우버, 일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고바야시는 신예답지 않은 공격적인 드라이빙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총 8번 득점권에 진입해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니코 훌켄버그(윌리엄스, 독일)는 브라질GP에서 예선 1위에 오르면서 영파워의 돌풍을 기대케 했다.

더불어 시즌 도중에 드라이버가 퇴출되고 새 드라이버가 영입되는 변화도 있었다. BMW자우버의 페드로 데 라 로사를 대신해 닉 하이드펠트(BMW자우버, 독일)가 15라운드인 싱가포르GP에서 첫 등장했다. HRT의 카룬 찬독(HRT, 인도)이 10라운드인 영국GP부터 빠지면서 사콘 야마모토(HRT, 일본)와 크리스티앙 클라인(HRT, 호주)이 남은 레이스에 출전했다.

◇한국 첫 F1대회 개최...2011년 바뀌는 것들

2010년 한국에서 열린 첫 포뮬러원 대회 코리아GP는 '최근 10년간 가장 재미있는 경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강한 비로 인해 경기 시작이 지연되고 레이스가 중단 되었다가 속개되는 등 혹독한 수중 레이스가 펼쳐졌다. 결국 알론소가 한국 첫 F1대회의 우승자가 됐다.

이 밖에도 올 시즌에는 17년 만에 돌아온 재급유 금지 규정, 연료 탱크의 크기와 무게의 증가, 득점 포인트 체계의 변화 등 다양한 규정 변화로 스포츠의 극적인 요소가 극대화됐다. 또한 머신 한 대당 한 시즌 동안 엔진 8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꿔 엔진 관리가 시즌 막판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내년 3월부터 시작되는 2011시즌은 대부분의 팀들이 현재 드라이버의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BMW자우버는 자우버로 팀명을 바꾸며 올 시즌 GP2를 2위로 마친 세르지오 페레스를 2011년 새로운 드라이버로 기용해 고바야시와 새로운 라인업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15라운드인 싱가포르 GP부터 BMW자우버에 합류한 하이드펠트는 올 시즌 5경기만을 치르고 퇴장하게 됐다.

한편 14년간 F1에 타이어를 공급해 온 브리지스톤이 올해를 끝으로 F1에서 철수하고, 2011년부터는 피렐리가 새로운 타이어 공급업체로서 3년 간 F1에 참여하게 된다. 또한 내년에는 인도GP 새롭게 추가돼 역대 최다인 총 20라운드로 펼쳐질 예정이다.

2011시즌 17라운드로 열리는 코리아GP는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전남 영암의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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