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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박근형 PD "유재석 못 만난 나훈아·원빈·박효신 출연했으면" [인터뷰]③

김가영 기자I 2021.10.06 11:00:17
‘유 퀴즈 온 더 블럭’ 박근형 PD(사진=tvN)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나훈아 선생님, 원빈 씨, 박효신 씨를 한번 모시고 싶어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박근형 PD가 방송에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최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박 PD는 “추석 때 나훈아 선생님의 언택트 콘서트가 방송됐다”면서 “그분의 파급력을 체험하고 나니까 한번 모시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MC 유재석이 연예계 생활을 하며 나훈아, 원빈, 박효신을 만난 적 없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며 “MC들도 못 만나셨다고 하니까 흥미로워하실 것 같고 말씀할 것도 많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자기님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유 퀴즈’. ‘유 퀴즈’가 귀 기울이면 타 방송과는 다른 이야기, 깊고 섬세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기에, ‘유 퀴즈’에서 보고 싶은 자기님들도 많다. 네티즌들은 궁금한 사람, 보고 싶은 사람, 혹은 듣고 싶은 이야기를 묶어 ‘유 퀴즈에서 섭외했으면 좋겠는 인물’이라는 게시물을 작성해 온라인 상에 게재하기도 한다.

김 PD는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로 축구 선수 손흥민을 꼽으며 “박지성 선수가 ‘해버지’로 나왔는데 그때 이야기가 재미있더라”면서 “그렇다면 지금 현 시대의 해외 축구 판을 확장시키고 있는, 그 중심에 있는 손흥민 선수의 지금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날이 추워지면 동계올림픽 하면 떠오르는 김연아 선수도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 퀴즈’는 미친 섭외력의 프로그램으로 불린다. 방탄소년단, 아이유, 박지성 등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직군의 다양한 비연예인 자기님들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섭외력이 결국 방송의 질을 높이고 ‘유 퀴즈’ 만의 색깔을 만들어낸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MC 조세호(왼쪽) 유재석(사진=tvN)
이같은 섭외는 제작진의 피, 땀, 눈물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늘 뉴스, 이슈 등을 모니터하며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특집을 기획하고 남다른 애정과 정성으로 그 기획에 맞는 자기님들을 섭외하고.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서치부터 섭외, 인터뷰, 녹화, 편집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쳐 방송이 완성된다. 다양한 과정을 거치고 수많은 인물을 만나지만, 제작진은 결코 이 과정들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다. 매 순간 진심으로 자기님들을 대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아내기에 방송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다.

김 PD는 특히 작가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작가님들이 제일 먼저 출연자에 대해 공부를 하신다. 통화도 자주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작가님들이 먼저 그 삶을 탐구하고 그 다음 촬영에 들어간다”면서 “촬영장에 자기님들이 오면 엄청 긴장을 하신다. 수십 대의 카메라가 있고 MC들을 만나는 것도 긴장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준비 과정에서 소통했던 작가님들이 있으니 의지를 하게 되고 그러면서 긴장도 많이 풀리게 되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촬영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교류와 소통이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출연자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PD들도 마찬가지다. 김 PD는 “저희가 실시간 댓글들을 보면서 방송을 보는데 유독 PD별로 조용한 순간들이 있다. 자기가 편집한 출연자가 나오면 조용해지는 것이다”면서 “좋은 반응들이 나오면 내 일처럼 기뻐하고 상처가 될만한 댓글이 달리면 심각해지고 상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박 PD는 “작가님들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2주 가까이 이분의 인터뷰를 뜯어보며 필모도 보고 생애도 따라가며 2주를 같이 산다. 그렇기 때문에 내적 친밀감이 생기고 애정이 생긴다. 방송이 나가고 나면 유튜브 클립 댓글도 계속 확인한다. 좋은 얘기는 기뻐하고 악플은 걱정을 한다”면서 “방송 이후에도 출연하신 분들에 대한 좋은 소식이 들리면 관심이 갈 정도로 내적친밀감이 생긴다”고 전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올림픽 특집 스틸컷(사진=tvN)
이렇게 출연자에 대한 탐구와 애정 어린 시선은 ‘유 퀴즈’ 만의 강점이 됐다. 출연진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공부하듯 탐구하기에 타 방송의 가벼운 이야기들과는 다른, 깊고 진한 이야기들이 다뤄지는 것이다.

특히 ‘올림픽 특집’에서 이같은 ‘유 퀴즈’의 색깔이 빛을 발했다. 방송가에 올림픽 스타들이 쏟아졌지만, ‘유 퀴즈’가 유독 좋은 성과를 내며 호평을 받은 것이다.

김 PD는 “서로 앞다퉈 섭외를 하다 보니까 출연진이 많이 겹치기도 했다. 같은 날 같은 선수가 다른 방송에 연달아 나오기도 했고 다른 프로그램에서 먼저 노출이 됐던 선수들이 나오기도 했다”면서 “그럴 때마다 했던 얘기, 안 했던 얘기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타사 방송을 모니터한다고 해도 겹치는 이야기가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서 저희는 그냥 저희의 시선대로 담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이야기가 ‘유 퀴즈’의 시선인지, 우리가 맞다고 생각한 유퀴즈의 관점인지, 부합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담아내려고 했다”면서 “어디서나 했던 이야기라도, 저희의 편집과 스토리 텔링으로 담으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까 고유한 시선 안에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PD, 박근형 PD의 말에서도 느낄 수 있듯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시청자들의 반응과 관심 보다는 출연자에 포커싱을 맞춰 방송을 제작한다. 물론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실망시키지 않는 방송을 완성하려고 노력하지만, 그보다 먼저 출연진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출연진이 상처 받지 않는, 출연진이 출연을 후회하지 않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 같은 자세는 방송가에서 쉽게 가질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그로 인해 시청률, 화제성이 유지돼야 방송도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 퀴즈’는 이 같은 눈 앞의 성과보다는 방송의 본질을 먼저 생각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김민석 PD(사진=tvN)
이 때문에 기억에 남는 반응도 시청자 보다는 출연자의 반응이다. 박 PD는 “보시는 분들 반응도 매일 확인할 정도로 좋았는데 나오신 분들의 반응이 있을 때 기분이 정말 좋은 것 같다”면서 “광복절 특집에 출연한 김동우 사진가님이 ‘유 퀴즈’에 출연방송 출연하고 후원도 많아지고 응원하는 목소리도 많아졌다고 하셨는데 그런 것들도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 PD 역시 마찬가지라며 “청년밥상문간 이문수 신부님도 기억에 남는다”면서 “인터뷰 하신 걸 봤는데 ‘유 퀴즈’ 출연 이후 장사가 잘 된다고 하시더라. 밥 한끼 하러 오는 분들도 많고 후원도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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